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에 이어 두 번째 억만장자 기업가 출신 미국 대통령이 될 것인가. 슐츠 CEO가 친기업적인 민주당 후보로 오는 2020년 미국 대선에 출마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슐츠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전날 그가 시애틀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 연설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정치인의 가두 연설과 같은 느낌을 줬다고 FT는 꼬집었다. 주주총회에서의 연설은 민족주의의 부상과 가치공유의 필요성, 위대하고 지속적인 미국 건설 등 정치적인 언급으로 가득 찼다.
슐츠는 오는 4월 3일 CEO 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그는 “CEO를 그만두고 나서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경제적 분열과 인종차별, 포퓰리즘과 좀 더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에 대한 민간 부문의 기여 등에서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취약한 세상에 살고 있다”며 “좀 더 열정적인 정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스타벅스는 전날 주주총회에서 오는 2021년까지 전 세계에서 24만 명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또 슐츠와 그의 뒤를 이을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청소년과 재향군인, 난민 등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스타벅스의 공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주주총회는 슐츠가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켰다. 슐츠 CEO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지난해 대선 출마를 고려했을 때 기업인이 대통령을 맡는 것에 대한 정치적 기회와 도전 등을 논의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2013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가 일어났을 때 슐츠는 분파적인 정치인들의 행동이 기업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