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이 '일본판 알파고'인 바둑 인공지능(AI) 딥젠고에 역전 불계승을 거뒀다. '2017 월드 바둑 챔피언십'에서 전날에 이어 2연승을 달린 박정환 9단은 대회 우승을 눈앞에 뒀다.
박정환 9단은 22일 일본 오사카 일본기원 관서 총본부에서 열린 '2017 월드 바둑 챔피언십' 대회 2차전에서 딥젠고를 만나 34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초반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한 박정환 9단은 끝내기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한 딥젠고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박정환 9단은 전날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에게 20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둔데 이어 이날 딥젠고에게 승리를 거두며 2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박정환 9단은 중국랭킹 2위 미위팅 9단과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대회 우승마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올해 창설된 '월드 바둑 챔피언십'은 인공지능이 참가하는 최초의 정식 대회로, 한·중·일 정상의 기사와 딥젠고가 우승자를 가린다. 참가자 전원이 한 차례 씩 대국한 뒤 가장 많이 승리한 기사를 우승자로 가리는 풀 리그전 방식으로 진행되며 동률이 나오면 24일 플레이오프를 열어 최종 우승자를 정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초읽기 1분 5회씩이며, 우승상금은 3000만 엔, 준우승 상금은 1000만 엔이다. 3위와 4위는 각각 500만 엔의 상금을 받는다.
이날 경기 초반 딥젠고는 인간의 예측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수로 박정환 9단을 당황하게 했다. 중반까지도 박정환 9단은 딥젠고와 벌어진 차이를 쫓아가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종반 끝내기에서 딥젠고의 미세한 실수들이 이어졌고, 박정환 9단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맹렬한 기세로 차이를 극복하고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