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계에 합종연횡 열풍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독일 폴크스바겐과 이탈리아·미국의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연합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마티아스 뮐러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FCA와의 제휴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뮐러 CEO는 지난주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디젤 스캔들 이후 우리는 충분히 많은 딜을 했다”며 “새 디지털 사업과 전기차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FCA와의 연합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기자들에게 “폴크스바겐이 FCA와 전면적으로 합병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 CEO와 제휴 논의를 하는 것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폴크스바겐은 지난주 인도시장 개척을 위해 타타자동차와 파트너십을 맺었다”며 “나는 대화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과거보다 이런 파트너십에 더욱 열려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마르치오네 CEO와 수개월간 말을 나누지는 않았다”며 “그가 기자들에게 말하기보다는 자신의 고려사항을 나에게 전달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르치오네 CEO는 치솟는 고정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업계에서 합병이 이뤄져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공개적으로 제너럴모터스(GM)에 합병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지난주 마르치오네 CEO는 다시 합병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여전히 GM이 가장 선호하는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이 최근 GM의 유럽 브랜드인 오펠을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다시 합종연횡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PSA는 오펠 인수로 폴크스바겐에 이어 유럽 2위 자동차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편 폴크스바겐은 디젤 스캔들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스캔들 여파로 16억 유로(약 1조9565억 원)라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51억4000만 유로의 순이익을 올려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2% 증가한 2173억 유로를 기록했으며 1040만 대 신차 판매로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