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찾은 서울 동대문 패션타운에서 여성복 가게를 운영하는 최모(39·여) 씨는 눈물을 흘렸다. 피눈물을 쏟는 사람은 최 씨만이 아니다.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본격화하면서 대기업 롯데부터 동대문 패션타운의 자영업자, 제주도의 관광숙박업자까지 수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사드발 후폭풍에 신음하고 있다.
장우애 IBK 경제연구소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중국 내 반한 감정 확산과 영향’에 따르면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가속화하면서 경제 손실이 150억 달러(17조2000억 원)에 달하고, 경제성장률이 1.07%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가 7 ~ 10일 대중(對中) 비즈니스 관련 콘텐츠, 관광, 소비재 기업 59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국 사드 관련 경제 조치에 따른 피해 실태 설문조사 결과, 기업의 89%가 이미 부정적 피해를 보았거나 3개월 안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사드발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우리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수많은 사람이 절망 속에서 피눈물을 쏟고 있다.
사드 배치 계획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중국의 보복 조치는 충분히 예상됐다. 따라서 정부의 피해 대책도 신속하게 강구해야 했었다.
하지만 정부는 어떻게 했는가. “한중 관계가 고도화돼 쉽게 경제 보복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우려의 소지는 크지 않을 것이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사드 배치 결정 직후였던 지난해 7월 19일 했던 말이다.
“예단할 필요 없고 중국 언론에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윤병세 외교부 장관)
“중국이 직접적인 무역 보복 조치를 사드 배치 때문에 하기는 조금 제한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유일호 경제부총리)
이 같은 발언은 사드발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무능과 안일함의 극치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정부의 무능력과 무대책으로 인해 수많은 기업에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수많은 사람이 생계의 터전을 잃고 피눈물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