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청년밀집 지역에서 청년들의 취업을 돕는 ‘서울시 일자리카페’(이하 일자리카페)를 현재 41개소에서 올해 100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기자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일자리카페 중 첫 번째로 개소한 1호점을 9일 방문해 운영 현황을 알아보았다.
지난해 5월 마련된 일자리카페 1호점, ‘미디어카페 후’는 청년이 많이 모이는 홍대입구역의 2번 출구 인근에 위치해 있었다. 일자리카페가 제공하는 취업 도움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 콘텐츠로 구성된다. 일자리정보 등을 제공하는 ‘일자리 키오스크’, 음성으로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전화기인 ‘서울시와 바로 通(통)!’, 그리고 ‘스터디룸 대여’ 서비스, 그리고 진로찾기, 면접특강, 취업상담 등을 제공하는 ‘카페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이곳이 일자리카페라는 것을 가장 분명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카페 내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일자리 키오스크’였지만 이용에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우선 제공하는 정보가 두서없이 너무 많아 정보 이용의 직관성이 매우 떨어졌다. 대기업‧중소기업 채용공고‧ 서울시 산하기관 채용정보, 공채 달력, 등의 정보가 나름대로 항목별 정리가 돼 있긴 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어지러이 흩어진 정보들 사이에서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골라내야하는 느낌이었다.
키오스크가 제공하는 정보 역시 그리 알차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이 가장 관심 가져야할 채용공고는 잡코리아에서 제공하는 채용 정보를 키오스크를 통해 전하는 것이었다. 키오스크의 채용정보를 이메일로 받아보는 서비스가 있었지만 이메일로 받아본 정보는 잡코리아 채용정보로 연결되는 하이퍼링크 외에는 도움되는 정보가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취업에 관심을 가져 일자리카페를 알아볼 정도의 청년이라면 이 정도의 정보는 스마트폰이나 PC등으로 어디서나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인지 기자가 하루 동안 관찰한 결과 일자리카페 1호점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키오스크 앞에는 사용하지 않는 의자들이 비치돼 카페 측도 키오스크 이용 자체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각 일자리카페마다 키오스크는 설치비용까지 포함해 1400만원이 들었으며, 앞으로 예정된 100개소에 설치할 계획이지만 모든 카페에 배치될 지는 아직 정확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용 전화기로 제공하는 취업 도움 서비스인 ‘서울시와 바로 通(통)!’은 이용자체가 불가능했다. 아래에 비치된 안내 전단에 부서별 번호로 전화하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었지만 비치된 전단 중 관련 번호가 안내된 전단이 없었다. 직원의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마 누군가가 번호를 치운 것 같다”라는 대답으로 시설 이용의 어려움에 대해 사과했다.
반면 일자리카페가 제공하는 가장 유용한 서비스는 단연 ‘스터디룸 대여’ 서비스였다. 각 카페마다 시설에 다소간 차이는 있지만 1호점인 ‘미디어카페 후’의 경우 칠판과 취업관련 서적등이 갖춰진 세 개의 스터디룸을 제공하고 있었다. 스터디룸은 무료로 제공되며 선착순 이용이 가능한 곳과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나뉘어 있었다. 사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은 스터디룸을, 그것도 무료 이용 가능한 곳을 구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보통은 각자 다른곳에 사는 스터디원이 가운데서 만날 수 있는 신촌, 강남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선택하는데 이런 곳의 스터디룸의 수요는 공급을 감당 못 하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도 대체로 유료다. 하지만 일자리카페에서 제공하는 스터디룸은 어플리케이션으로 미리 예약만 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음료 구매는 권장되긴 하지만 의무사항은 아니어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청년들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 보였다.
이용자 입장에서 본 일자리카페의 총평은 높은 점수를 주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일자리 카페의 키오스크와 전화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채용정보 사이트의 정보와 차별화 되지 않는다면 굳이 이곳을 방문하는 이유가 크지 않을 것 같았다. 현재로선 가장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서비스인 ‘스터디룸 대여’에 주안점을 둔 확대 운영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체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