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생명이 역대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363억5300만 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전년도 손실액 873억9400만 원 대비 무려 1490억 원(170.4%) 이상 손실 규모가 커진 것이다.
이는 지난 1999년 독일의 알리안츠그룹이 국내 제일생명보험(현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한 이후 가장 큰 손실 규모다.
알리안츠생명이 지난해 최악의 적자 늪에 빠진 배경에는 일회성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알리안츠생명은 책임준비금을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상품을 기준으로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 6%대 고금리 상품이 많았던 점을 고려해 책임준비금을 책정했다는 것이다. 오는 2021년에 도입 예정인 새로운 회계기준 IFRS17에 맞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명예퇴직금 지급, 자살재해사망보험금(이하 자살보험금) 지급,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따른 보상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5월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200명을 웃도는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이들에게 지급한 명예퇴직금 등 역시 실적을 끌어내렸다. 생명보험협회 월간통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 임직원 수는 지난 2015년 12월 말 1183명에서 작년 11월 938명으로 줄었다.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도 전액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도 실적에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은 후 미지급금 122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의 대부분은 명예퇴직, 단체협약갱신, 자살보험금 지급과 보험부채적정성 평가에 따른 책임준비금 증가 등 특수한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며 “이러한 요인의 마무리를 통해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알리안츠생명은 작년 말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됐다.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2분기 내에 사명을 ‘알리안츠생명’에서 ‘ABL생명’으로 바꿀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