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한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규제’(중국에서 게임 출시를 위해 필요한 정부의 허가)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 같은 규제가 실상 국내 게임사들의 펀더멘털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증권가 분석이 제기됐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사드가 전 섹터를 불문하고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자라를 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을 보고 놀라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가슴을 진정시키고 냉정하게 사태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판호규제의 기본 내용은 3월 3일 이후로 한국산 게임들에 대해 중국 출시를 위해 필요한 허가를 승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지난 6일 국내 시장에서는 엔씨소프트, 위메이드, 엑토즈소프트, 웹젠, 게임빌, 컴투스 등 게임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하지만 정 연구원은 “이미 중국에서 출시돼 서비스 중인 게임에 대해서는 규제가 가해지지 않는다”면서 투자자들이 판호규제에 예민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현재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노출도 자체도 크지 않다”며 “중국의 국민게임 크로스파이어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 등을 제외하면 엔씨소프트 조차도 중국 매출 비중이 10% 미만”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은 이미 해외 게임이 발을 붙이기 힘든 시장이었고 국내 게임사들이 더 이상 적극적으로 공략하던 곳이 아니었다”면서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번 규제가 국내 게임사들의 펀더멘털 약화요인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애초에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재 상황이기 때문에 설령 규제로 인해 국산 게임들 의 중국 출시가 상당기간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점이 게임사들의 미래 매출 추정치의 하향을 불러올 이슈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