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부자들의 잔치판이 돼가고 있다.
마오쩌둥이 인민의 적이라고 규탄했던 자본가들이 시진핑 시대에 들어서는 양회의 주춧돌이 됐으며 그들의 재산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양회는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과 함께 막을 올린다. NYT에 따르면 정협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위원들의 재산은 총 5000억 달러(약 575조 원)로, 스웨덴의 국내총생산(GDP)에 육박하고 있다. 또 양회 위원 중 100대 부자들의 재산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4년간 64% 증가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시 주석은 부패 척결과 지도층의 근검절약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중국 정치에서 부자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인대는 사실상 중국 공산당이 만든 정책을 기계적으로 승인하는 ‘거수기’ 의회로 유명하지만 부자 입장에서는 양회 등을 통해 최고 지도부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부자들은 전인대와 정협에서 다른 잠재적 사업 파트너들과 인맹을 형성할 수 있다.
당은 10여 년 전 자본가 계급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며 이제 3000명에 달하는 전인대 위원 중 약 20%가 민간 기업가들이다.
이번 주 베이징에 모일 부자 중에는 기업계에서 유명한 인사들도 많이 포함됐다. 텐센트의 마화텅 최고경영자(CEO)와 음료재벌 와하하그룹의 쭝칭허우 설립자, 샤오미의 레이쥔 CEO 등이 대표적인 유명 인사다. 리카싱의 아들인 빅터 리도 홍콩 대표단 자격으로 양회에 참석한다.
데이비드 츠바이크 홍콩과학기술대 중국 정치학 교수는 “중국 서민이 양회에 참석하는 부자들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기본적으로 성장하는 사회이며 이런 성장세도 30년간 이어져 왔다. 사람들이 부자를 더럽게 여길 이유가 없다. 부자라는 존재는 공산당이 안정적인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