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잭 마 알리바바그룹홀딩 회장과는 다르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의 리처드 유 회장이 알리바바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한 유 회장은 27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국의 일자리 창출 약속을 할 계획이 없다”면서 “잭 마(마윈 회장의 영문 이름)는 더 적극적이고 우리는 더 겸손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마 회장은 트럼프를 직접 만나 향후 일자리 100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보다 앞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해 12월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를 만나 향후 4년간 미국에 500억 달러를 투자, 일자리 5만 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두 기업은 트럼프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적하며 무역 관계의 불공정성을 주장한 중국과 일본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화웨이는 알리바바와 같이 업계의 주목을 끌 만한 접근법을 구사하고 있지 않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포부만큼은 상당하다고 CNN은 지적했다. 유 회장은 향후 5년 내로 스마트폰 제조업계 1위 도약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화웨이는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이는 미국 의회가 화웨이를 미국 안보에 위협으로 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12년 미국 의회는 화웨이의 통신 네트워크 사업이 미국 국익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보고서를 냈으며 이에 화웨이는 미국 시장 진출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즉 현시점에서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트럼프를 만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CNN은 “아시아의 IT 거물 기업들이 잇따라 트럼프를 찾아가 비록 현실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의 비위를 맞춰준 것과 달리 화웨이는 그럴 생각이 없어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 회장은 미국 시장 진출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소비자들도 더 좋은 제품이 필요하고 우리는 더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국 제품에 대해 45%의 수입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과 관련, “대중 무역이 강경해지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화웨이는 그간 미국 업체로부터 부품을 수입하는 등 미국 시장에 상당히 기여했지만 미국은 우리에게 그렇게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우리가 불공평한 경쟁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 회장은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의 결함과 대규모 리콜과 관련해 “모두에게 기회”라면서도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우리도 우리 스스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