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시장 판도가 재편됐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LG디스플레이의 7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대형디스플레이 시장 1위에 등극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BOE는 1월 대형 LCD 시장(9인치 이상)에서 출하 대수 기준 점유율 22.3%를 차지, 사상 처음으로 선두에 올라섰다.
BOE가 한국 업체들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위는 LG디스플레이(21.6%), 3위는 대만의 AUO(16.4%), 4위는 대만의 이노룩스(15.7%), 5위는 삼성디스플레이(9.9%)였다. LG디스플레이는 2009년 4분기부터 29분기, 7년 연속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이번에 BOE에게 자리를 내줬다.
로빈 우 IHS마킷 수석연구원은 “기존에 선두를 지키던 패널 업체들이 수량보다 고급 제품 위주의 프리미엄 전략에 중점을 두기 시작하는 틈을 이용해 BOE가 IT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접근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처음으로 점유율이 10% 밑으로 내려갔다. 정윤성 IHS 마킷 상무는 “2016년 이후 IT 제품 출하 감소와 연말 L7-1 라인 철수에 따른 TV 제품 생산량 감소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다시 용도별로 나눠보면, 태블릿ㆍ노트북PCㆍ모니터 부문 1위는 BOE였다. 노트북PC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29%의 점유율로 2위인 이노룩스(20%)와의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TV 부문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점유율 21.4%로 여전히 독주하고 있다. 이노룩스(16.3%)와 BOE(15.9%)가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출하 면적 기준으로는 한국 업체들의 독주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24.8%로 1위, 삼성디스플레이가 16.1%로 2위, 이노룩스가 14.7%로 3위다. 우 연구원은 그러나 “올해는 중국 업체들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한국 업체들의 대형 TV 디스플레이 시장 독주를 견제하는 한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