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미국 주류 언론을 조롱했다고 24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게일랜드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보수주의연맹(ACU)의 연차총회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우리가 가짜 뉴스와 싸우고 있음을 국민께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전 가짜 뉴스를 국민의 적이라고 표현했다”며 지난주 자신이 트위터에 올린 발언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트럼프는 “그들은 근거 없이 말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국민의 적이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기사 내에 익명의 소식통이라는 표현을 쓰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익명성을 빌미로 기자들이 민감한 주제에 대해 책임의식 없이 기사를 쓴다는 설명이다. 그는 “만약 사람들이 앉아서 손뼉을 치면 언론들은 ‘기립박수를 받지 않았다’고 쓸 것이다”라며 주류 언론을 조롱했다.
이날 CPAC에서 특히 트럼프는 CNN에 비난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CNN을 ‘클린턴 뉴스 네트워크(Clinton News Network)’라고 지칭했다. 또 CNN이 주관하는 여론조사를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2년간 여론조사를 보라”며 “여론조사원을 해고해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가?”라고 되물었다. 트럼프는 지속적으로 여론 조사의 부정확성에 대해 역설해왔다. 지난달 CNN/ORC가 주관한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이 40%로 발표되자 트럼프는 “조작된 것이며 가짜 뉴스와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주에는 트위터에 NBC, ABC, CBS, CNN을 직접 거론하며 “가짜 뉴스 언론”이라고 못 박았다.
한편 이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비공식 브리핑을 했는데 CNN과 뉴욕타임스(NYT), 더힐, 폴리티코 등 주류 언론을 제외해 구설에 올랐다. 백악관 기자단의 제프 메이슨 간사는 이에 항의 성명을 냈다. 또 기자단 차원에서 공식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