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법재판관의 후임이 이르면 다음주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후임으로는 강형주(58·13기) 서울중앙지법원장과 유남석(60·13기) 광주고법원장 등이 거론된다.
24일 대법원에 따르면 양승태 대법원장은 다음주 께 이 재판관 후임을 지명할 예정이다. 당초 대통령 탄핵심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지명을 미뤄왔지만, 헌재가 27일 변론을 끝내기로 하면서 사황이 바귀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9명중 3명은 대통령이, 3명은 국회가, 나머지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권을 갖는다. 대법원장 지명으로 임명되는 재판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되고 국회 동의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헌재는 박한철(64·13기) 소장 퇴임으로 재판관 8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재판관이 다음달 13일 퇴임하면 헌재에는 재판관 7명만이 남아 사실상 사건 심리 기능이 마비된다.
법조계에서는 사법연수원 13기 출신의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과 유남석 광주고법원장을 유력한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강 원장은 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거치며 재판이론과 사법행정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민일영(60·10기) 대법관 후임으로 거론됐지만, 광주일고 출신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 학교 출신의 이상훈(60·10기) 대법관과 고영한(62·11기) 대법관이 포진하고 있어 양 대법원장이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호남 출신으로 국회 법사위에 출석하는 법원행정처 차장을 역임해 여소야대인 국회 인사청문회를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경기고-서울대 법대 출신의 유 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법원 내 헌법 전문가로, 그동안 헌법재판관 하마평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두 차례에 걸쳐 헌법연구관으로 4년간 파견 근무하면서 헌법이론과 심판절차에 관해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제도 등 헌법 관련 논문을 다수 발표하고, 법원 내 헌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
이밖에 이종석(56·15기) 수원지법원장과 강민구(59·14기) 법원도서관장, 최완주(59·13기) 서울고법원장, 최재형(61·13기) 사법연수원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재판관이 퇴임하면 헌법재관관이 모두 남성으로 채워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은애(51·19기)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의 지명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