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걷는 '리츠펀드'

입력 2007-11-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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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새 수탁고 3조원↓, 수익률 격차도 10%P이상 벌어져

지난해 주식형 펀드보다 낮은 위험성과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는 이유로 펀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리츠(REITs)펀드'.

그러던 리츠펀드가 서브 프라임 문제와 글로벌 장기 금리 상승 전망 등으로 지난 2월을 고점으로 큰 하락의 길을 걷고 있다. 리츠펀드의 과거 수익률만 믿고 막차를 탄 투자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리츠펀드는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료와 매각차익을 얻는 '리츠'나 부동산 관련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의 일종이다. 리츠는 일반 주식처럼 증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실제 부동산 경기 외에 시장의 심리적 요인에도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설정액도 지난 7월 6조6000억원을 정점으로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현재 설정액은 3조원대.

그나마 기은SG자산운용의 '기은 SG운용 아시아태평양리츠재간접'만이 사정이 나아 리츠펀드 중 유일하게 1개월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6개월, 1년 수익률에 있어서도 각각 14.18%와 38.47%를 기록해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펀드가 다른 리츠펀드와 달리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2월 펀드를 설정할 때 일본을 제외시킨 것이 주효했다. 최근 리츠펀드 중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일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는 지점이다.

당시는 일본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불확실했기 때문에 일본을 제외시켰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의 펀드분석담당 박승훈 부장 역시 "아시아투자 리츠 펀드들 사이에서도 한달간 수익률이 최저 -5.83%에서 최고 4.06%에 이를 정도로 차이가 뚜렷하다"며 "향후 이러한 차별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판단돼 상품 선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해외리츠펀드는 크게 글로벌 리츠와 일본, 아시아, 유럽 리츠로 나뉘어진다. 이중 글로벌 리츠펀드의 비중이 50%를 넘고 일본과 아시아가 각각 25%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투자지역별 뿐만 아니라 같은 지역에서도 국가 편입비중과 세부 물건 차이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뚜렷하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실제로 아시아투자 리츠펀드들 사이에서도 '기은 SG운용 아시아태평양리츠재간접'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4.06%인데 반해 한화투신운용의 '한화아시아리츠재간접1(C1)'은 -5.83%로 10%포인트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향후 이러한 차별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을 보고 있다. 특히 최근의 가격조정에도 불구하고 리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주가지수 대비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내년 예상 주당순이익(EPS)기준으로 미국리츠지수의 PER은 35배에 달하며, 아시아리츠지수는 23배, 유럽리츠지수는 21배에 달해 주가지수 대비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황이다.

박 부장은 "본래 리츠펀드는 주식보다 낮은 위험으로 고수익을 보장해주는 꿈의 상품이 아닌 대안상품 중 일부"라며 "따라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분산투자 효과가 가장 큰 지역의 펀드를 적정 기대수익률을 목표로 적정 비중만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환매 혹은 신규를 위해서는 지역별로도 투자성과가 극명하고 동일 지역투자펀드 내에서도 펀드별 수익률 차이가 크므로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구체적인 펀드별로 달리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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