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지지자들이 모인 집회에서 발생하지도 않은 스웨덴 테러 사건을 언급해 빈축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주(州) 멜버른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 연설에서 중동 난민 수용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스웨덴 테러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면서 “독일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라. 어젯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을 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가 믿겠느냐? 이런 일이 스웨덴에서 일어났다 ”면서 “그들은 많은 사람(난민)들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그동안 전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과 같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벨기에) 브뤼셀에서, 전 세계에서 일어난 일들을 봐라. (프랑스) 니스 사건을 보고 파리 사건을 보라”면서 “수많은 사람을 우리나라에 받아들였는데 그들을 제대로 조사할 방법이 없다. 그들은 제대로 된 서류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유럽 각국에서 발생한 난민 관련 테러를 거론하면서 유럽의 난민 수용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어젯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대목이다. 이는 간밤 스웨덴에서 이민자와 연루된 테러 공격이 있었다는 뉘앙스를 주는 발언이다.
이 발언이 전해지고서 스웨덴 국민들과 정치인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성토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주미 스웨덴 대사관은 미국 국무부에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는지 공식 질의했다. 카타리나 액셀손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도 “스웨덴 정부는 테러와 관련된 어떤 중대한 사건도 알지 못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분명하게 알고자 한다”고 말했다. 칼 멜린 스웨덴 경찰 대변인 역시 “테러 위협을 상향 조정할 만한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도 트위터에서 “스웨덴?, 테러 공격? 트럼프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약을 한 거냐? 의문점이 많다”고 일갈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경쟁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딸 첼시도 이날 트위터에서 “금요일 밤에 스웨덴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볼링그린 대학살 가해자들을 잡기라도 했냐”고 지적했다. 첼시가 언급한 볼링그린 대학살은 이달 초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버락 오바마 정권 당시 있지도 않았던 테러를 ‘볼링그린 대학살’이라고 언급하면서 언론이 축소보도해 대부분의 사람이 이 테러를 모른다고 주장했던 것을 비꼰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내 발언은 ‘이민자와 스웨덴’을 주제로 폭스뉴스에서 방송한 한 기사내용과 관련이 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가 지목한 폭스뉴스 보도에는 이민자 때문에 스웨덴 범죄가 늘었다는 한 영화감독의 짧은 인터뷰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