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7시간에 걸친 영장 심사를 마쳤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7시간 30분 동안 심문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대기한다. 구속 여부는 17일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특검은 양재식(52·사법연수원 21기) 특검보를 중심으로 윤석열(57·23기) 검사, 한동훈(44·27기) 부장검사 등 수사검사 5명을 내세웠다. 이 부회장 측은 이에 맞서 법무법인 태평양의 송우철(55·16기)·문강배(57·16기) 변호사 등이 견고한 방어 논리를 내세웠다. 부정한 청탁은 없었고 박근혜 대통령의 압박으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지원했다는 게 이 부회장 측 주장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신병확보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규철 특검보는 16일 “사전에 충분히 준비했다는 점만 말하겠다”고 했다. 특검은 지난 달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39권이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스모킹 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수첩에는 지난해 2월 박근혜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3차 독대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에게는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재산외국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하면서 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와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를 추가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성공시켜주는 대가로 최순실(61) 씨 측에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금 204억여 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 원, 최 씨 모녀의 독일 회사인 코레스포츠와 213억여 원 상당의 컨설팅 계약 등을 합해 총 430억여 원을 뇌물로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회장은 또 허위 계약서를 작성해 20억 원이 넘는 스웨덴산 명마 블라디미르 등 말 두 필을 최 씨에게 사준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