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기관사칭→대출빙자’ 유형 전환

입력 2017-02-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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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출광고 가장한 유형 비중 69.8%…일 년 새 27.1%p↑

과거 보이스피싱이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이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대출 광고전화로 가장하는 수법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의 피해규모는 1919억 원으로 전년보다 21.5% 감소했다. 사기 유형별로 대출빙자형의 피해금액이 1340억 원으로 전체 피해금액의 69.8%를 차지했다. 대출빙자형의 비중은 전년과 비교해 27.1%포인트 급증했다.

대출빙자형은 금융회사로 사칭해 돈을 빌려주겠다고 속인 뒤 수수료나 보증서 발급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는 유형이다.

금감원은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홍보가 강화되자 대출빙자형 수법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위축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실제 대출광고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기수법이 정교한 점도 대출빙자형 피해사례가 늘어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보이스피싱의 피해자 현황을 보면 정부기관 사칭형은 20~30대 여성이 전체의 38%로 가장 많았다. 이들이 사회경험이 적을 뿐만 아니라 사기범들의 고압적인 위협에 심리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커 주요 표적이 되는 것으로 풀이됐다.

대출빙자형은 대출 수요가 많은 40대와 50대가 절반 이상(58.6%)을 차지했다.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대포통장(통장의 실사용자와 명의자가 다른통장)은 지난해 4만6351개로 전년보다 19.1% 감소했다.

특히 은행권에서 의심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신규 계좌의 심사를 강화한 덕분에 은행권 대포통장이 전년 대비로 24.7%나 급감했다.

대포통장 중 신규 계좌의 비중이 전년 11.4%에서 지난해 4.2%로 줄어든 반면 1년 넘게 정상적으로 사용 중인 계좌의 비중은 지난해 68.3%로 전년에 견줘 8.9%포인트 늘었다.

신규 계좌의 발급이 어려워지자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기존 계좌를 사들이는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했다.

명의인이 개인인 대포통장은 전년 대비로 감소했으나 법인인 경우는 30.0%나 증가했다. 유령 법인을 설립하고서 법인 통장을 개설해 대포통장으로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정부기관 사칭형은 그동안 노년층을 대상으로 예방 홍보활동을 했으나 앞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블로그를 통해 20∼30대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전 금융권에서 법인 통장 개설 관련 내부 통제를 강화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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