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오는 20일자로 지방법원 부장 이하 법관 인사를 단행한다. 눈여겨볼 부분은 신설 서울회생법원이 단기간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전문성 있는 판사들을 집중 배치한 점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서울회생법원 소속 판사는 총 33명이 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소속 판사 18명(지방법원 부장급 1명 포함)을 배치해 연속성 있는 업무 처리를 가능하게 하고, 재판 경력과 연구활동 등을 토대로 도산 분야 전문성을 갖춘 판사 15명(지방법원 부장급 3명 포함)을 신규 배치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인사 패턴상 서울 시내 법원 근무가 가능한 법관들을 원칙적으로 배치하면서도, 도산 분야에 특별한 전문성이 있는 법관에 대해서는 이와 무관하게 인사가 이뤄졌다”며 “전문법원 성격에 맞게 적재적소 인사 원칙에 따라 인력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초대 원장을 맡은 이경춘(58·사법연수원 16기) 원장은 전남대 법대 출신으로 1987년 판사로 임관했다. 법원행정처에서 건설국장과 기획조정실 심의관, 사법지원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법리는 물론 사법행정에도 이해가 깊다. 회생법원 특수성 못지 않게 초반에 조직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 인사로 풀이된다.
이 신임 원장은 2010년 인천지법 파산부를 이끌며 다수의 기업회생절차를 처리했고, 2013년에는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으로 회생·파산위원회 위원을 맡아 도산절차를 정비하고 로드맵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로 보임된 정준영(50·20기) 부장판사는 법원 내 손꼽히는 도산 분야 실력자다. 특히 개인회생 제도 이론과 실무에 탁월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11년부터 3년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부장판사로 재직하며 기업 회생 사건을 전담했다. 기업회생 절차를 단시간에 종결하는 ‘패스트트랙’ 제도가 안착하는 데 기여했다.
김상규(50·26기)·심태규(49·25기)·안병욱(50·26기)·이진웅(42·30기) 부장판사도 서울회생법원에 합류했다. 김 부장판사는 2006년 서울중앙지법이 설치한 금융기관 전담 재판부에서 일했다. 심 부장판사는 지난해 서울중앙지법 파산12부 부장을 맡았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구조조정 논의에도 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