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4일 이른바 ‘민주정부 10년’의 장차관들로 구성된 대규모 자문단을 꾸렸다. ‘10년의 힘 위원회’로 이름 지은 자문단은 국민의정부,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장차관 60여 명이 참여, 문 전 대표에게 집권 비전과 향후 국정운영 방향 등을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0년의 힘 위원회’ 출범식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각자의 길을 가던 분들이 정권교체라는 새로운 대의 앞에 다시 모였다”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 정권 맡으면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해내야 하는 정권교체는 단순히 여야 교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나라를 새로이 일으켜 세우는 것, 바로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했던 재조산하(再造山河)”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뿐만 아니라 이후까지도 새로운 제3기 민주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1차로 공개된 자문위원은 37명으로, 국민의정부 인사 4명과 참여정부 인사 33명으로 이뤄졌다. 먼저 국민의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원광대 총장과 이영탁 전 참여정부 국무조정실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 강철규 전 우석대 총장,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는 상임고문을 맡는다.
이들은 이후 경제 분야와 사회 분야로 나눠 활동할 계획이다. 경제 분야에선 참여정부의 박봉흠,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 권기홍 전 노동부 장관,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 그리고 국민의정부에 몸담았던 이진순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조순용 전 정무수석 등도 활약한다. 사회 분야에서는 윤덕홍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변재진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용 이규용 전 환경부 장관 등이 활동한다.
정세현 공동위원장은 “우리는 문재인 후보가 청와대에 입항하는 데 도선사 역할을 착실히 해야 한다”며 “정권교체 과정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과 안심해도 되는 부분을 가려서 건의하고 정권 출범 후에도 정권이 제대로 발착할 수 있도록 과거 경험 살려서 자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탁 공동위원장도 “문 후보가 최고지도자가 되는 것도 험한 길이지만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며 “여기 모인 모두가 백전노장이지만 그동안 녹도 슬고 세상도 바뀌고 했다. 스스로 많이 단련해 1차 목표 달성은 물론이고 이후에 안고 있는 여러 과제도 잘 풀어갈 수 있게 힘을 모으자”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