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기업 CEO의 연임이 늘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공기업 CEO 인사를 단행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최근 연임이 확정됐다. 강영일 이사장의 임기는 이달 18일까지이지만 내년 2월 17일까지 1년 연임됐다.
국토부 산하기관 중에서는 지난해 말 임기가 만료돼 1년 연임을 확정한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이어 두 번째 사례다.
작년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나서 공공기관 CEO 인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그나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한국마사회장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몇몇 기관장이 임명됐다.
하지만 임광수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장, 김남균 한국임업진흥원장,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등은 이미 작년에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자를 찾지 못해 자동 연임됐다.
이달 말이 임기 만료인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예전이라면 벌써 차기 사장 공모에 들어가야 할 시기지만 아직 아무 절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60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해 가장 덩치가 큰 공기업이다. 그만큼 민간과 관가에서 관심이 많은 자리다. 조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한전에서는 세 번째다.
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임기가 끝났지만 최근에야 신임 사장 공모에 들어갔고 내달 임기가 끝나는 서종대 한국감정원장도 최근에 신임 원장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들도 최근 한꺼번에 기관장 공모를 진행 중이다.
기획재정부 장관 제청으로 기관장이 임명되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폐공사도 앞으로 후임 인선 절차를 앞두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공공기관 CEO들이 1년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상 정권이 바뀌면 공공기관장의 임기는 무시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몇 달만 하고 그만두는 공공기관장들도 있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장 임기는 통상 1년 연장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면서 “업무 성과에 따라 연임이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