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구제역이 1주일 새 6건으로 늘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주 보은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하자, 모든 소에 백신을 접종해 구제역 확산을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항체율 80%가 넘는 농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 사실상 통제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전날 의심신고가 접수된 충북 보은군 마로면 상장리 한우농가의 구제역 감염이 확인됐다. 올해 들어 보은에서만 4번째 구제역 확진이다.
이에 전국 구제역은 5일 보은 젖소농장을 시작으로 전북 정읍 한우농장, 경기 연천 젖소농장, 보은 탄부면과 마로면 한우농장에 이어 6건으로 늘어났다. 이날까지 살처분된 소는 0시 기준 1200마리를 넘어섰다.
특히 수도권인 연천은 혈청형 A형, 그 외 지역은 O형으로 사상 초유의 멀티 바이러스가 동시에 나타나 위험도를 배가하고 있다. 발생 초기 백신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던 정부는 뒤늦게 수입에 나섰다.
‘O+A’형 백신 재고분이 99만 마리분에 그쳐 이달 말까지 160만 마리분을 수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마저 전국에서 사육 중인 338만 마리 소에 접종하기 부족한 분량이다.
현재 1100만 마리가 넘는 사육 돼지에 A형 바이러스가 유입될 경우, 돼지 3분의 1이 매몰된 2010년 파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달 말 백신이 도착해 가축에 접종하고, 항체가 형성되려면 3월 중반이 넘어가, 이번에도 확산을 막을 골든타임은 놓쳤다는 지적이다.
발생 초기 엉터리 항체형성률만 믿고 안이하게 대처한 정부는 백신 수입은 물론 접종 역시 늦어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주 전국 소 농장 백신 일제 접종 계획을 수립해 당초 12일까지 마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까지 접종을 다 마치지 못해 강원(양양ㆍ삼척)과 제주를 남겨둔 상태다. 강원은 이날 오전 중, 제주도는 14일까지 백신접종을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