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스닥업체 20곳이 지난해 상법상 저촉 가능성이 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이투데이가 코스닥업체 중 지난해 정기주주총회 등을 통해 사외이사를 선임한 440곳 사외이사들의 자격을 조사한 결과 20개 업체의 사외이사들이 상법상 결격 사유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법상 사외이사의 결격 사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과다겸직으로 법상 사외이사직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다. 이어 계열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을 다른 계열사 사외이사직에 앉히는 사례도 발견됐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상장사 사외이사는 다른 회사 2곳 이상의 등기임원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계열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을 같은 기업집단 내 상장사의 사외이사로 선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문제는 상법상 저촉이 되는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법적 근거도 없이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법은 법상 제한이 되는 자격으로 사외이사에 선임될 경우 바로 해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사외이사들은 선임과 동시에 이사회 참석과 의결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다.
무자격 사외이사가 의결권을 행사한 해당 회사의 이사회 안건은 무효 처리될 수 있다.
상법상 자격 요건에 미달된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9월까지 4~10여 차례 이사회에 참석했으며 모두 찬성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거수기 역할에 그친 것이다.
예컨대 대형 코스닥업체인 뷰웍스의 대표는 계열사 등기임원을 겸직하면서 다른 코스닥업체 파크시스템즈의 사외이사를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법상 과다겸직에 해당한다. 또 일부 이사는 다른 상장사의 사외이사직을 문어발식으로 맡아 상법상 문제가 없던 회사의 이사회 구성에 문제를 일으켰다.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모럴해저드가 횡횡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법상 사외이사직에 대한 규정은 상장사협의회 홈페이지나 별도의 교육을 통해 알려져 있지만 이를 가볍게 여기는 풍토가 있는 것 같다”며 “이에 대한 규제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