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하루 동안 국적항공기가 세 차례나 고장을 일으켜 국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뒤늦게 항공사 정비 감독을 강화한다고 발표했으나 장관이 인천공항을 방문해 안전대책을 점검한 지 일주일 만에 사고가 나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10일 국토부에 따르면 8일 0시 40분께 타이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이륙 대기 중이던 인천행 진에어 여객기 LJ004편(B777-200)의 객실에 연기가 퍼지면서 승객 392명이 긴급 대피했다.
엔진이 작동하기 전 보조동력장치에서 새어 나온 윤활유가 전기장치 열기 때문에 기화했고 이 연기가 일부 객실로 유입된 것이다.
해당 항공기는 보조동력장치를 교체하고서 같은 날 오후 9시 54분께 필리핀 클라크 필드로 가려고 인천공항을 출발했으나 이륙하자마자 화재 경고등이 오작동하는 등 문제를 다시 일으켜 50분 만에 회항했다.
이에 앞서 오후 9시 5분께 인천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이 OZ743편이 엔진 이상으로 인천공항 상공을 맴돌다 2시간 30분 뒤 비상 착륙했다.
8일 하루 새 국적항공기가 세 차례나 고장을 일으킨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9일 진에어와 위탁정비사인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타기팅 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항공기 회항·화재(연기) 근절과 항공안전 감독 강화 방안도 내놨다.
타기팅 점검은 항공기의 고장 데이터를 분석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항공사나 기종, 계통 등에 대해 목표를 설정하고 중점 개선하는 것이다.
이번 사고는 강호인 국토부 장관이 불과 일주일 전인 1월 30일 인천공항을 방문해 항공기 안전대책을 점검한 후 발생해 부실한 국토부의 안전대책 점검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국적 항공사의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강호인 장관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9개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긴급 소집해 “CEO가 직접 승객의 안전을 챙겨 달라”고 경고카드를 꺼냈으나 두 달도 안 돼 항공사 사고가 연달아 터지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