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들의 배우자 못지 않게 세간의 시선을 끄는 건 그들의 자녀다. 지난해 말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딸인 아방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딸인 첼시가 경쟁적인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한국의 ‘이방카’가 될지 관심이 쏠리는 것도 그래서다.
대중에 가장 잘 알려진 건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의 딸 유담씨다. 유담씨는 지난 4.13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유 의원을 돕기 위해 유세현장에 나오면서 빼어난 외모로 순식간에 유명세를 탔다. 덩달아 유 의원은 ‘국민장인’이란 별명까지 얻게 됐다.
유씨가 동국대 법학과에 재학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에선 미모와 스펙을 겸비한 재원이라는 평가가 잇달았다. 다만 유 의원의 재산 신고서를 통해 유씨가 1억7000만원 정도의 예금을 가진 사실이 네티즌들의 ‘신상털기’로 드러나면서 질시 어린 비판도 나왔다.
유 의원은 “딸을 선거에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언론의 집요한 관심에 “딸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 걱정된다. 밤에 데리러 간 적도 많다”는 등 딸에 관한 이야기를 살짝 풀어놓기도 했다.
반면 같은 당 남경필 경기지사의 아들 남모씨는 불미스러운 일로 입길에 오른 경우다. 남모씨는 2014년 여름 중부전선 군부대내 폭행사건 및 성추행 피의자로 군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았다. 사건의 여파가 급속도로 번지자 남 지사는 “사회지도층의 한 사람으로서 제 자식을 잘 가르치지 못한 점 모두 저의 불찰”이라고 대국민사과를 했다.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선언한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은 두 딸이 모두 문화예술인이다. 큰딸 원정씨는 최근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 드라마터그를 맡기도 한 연극평론가다. 맏사위는 극단 ‘코끼리만보’를 이끌며 한국예술종합학교 강단에 섰던 중견 연극연출가 김동현씨로, 지난해 뇌종양으로 별세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둘째딸 원평씨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수상 경력이 있는 영화감독이었다. 최근엔 작가로 변모, 장편소설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지만 아들 문준용씨만 대중에 얼굴을 알려져 있다. 준용씨는 지난 대선에서 어머니인 김정숙씨와 함께 문 전 대표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했던 딸은 “사생활이 노출되는 건 싫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고, 문 전 대표 역시 그러한 딸의 입장을 존중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외동딸인 안설희씨도 문 전 대표의 딸과 마찬가지로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설희씨는 미국 명문인 펜실베니아대(유펜) 대학원에서 수학과 화학을 전공, 석사과정을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은 똑같이 아들만 둘을 키우고 있다. 안 지사의 두 아들은 1993년생, 1996년생이고, 이 시장은 1992년, 1993년생 아들 둘을 뒀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각각 치른 대선출마선언식에서 아들들의 응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