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기존 세계무역 질서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향후 수출 여건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수출 부진은 성장 부진으로 이어지는 만큼 무역 환경에 대한 대응과 준비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8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2월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어려워지고 있는 수출 여건에 대해 우려하며, 정부와 민간의 공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TT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 NAFTA 재협상 등을 추진하고, 독일ㆍ중국ㆍ일본에 대해 환율 조작을 경고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는 데다, 영국에서는 하드 브렉시트를 공식화하는 등 수출 여건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미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당초 공약들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했던 데다 실행된다 하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면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정책들이 예상보다 강경한 입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경제는 수출 비중이 GDP의 40%대로 매우 높기 때문에 요즘과 같이 심리 위축으로 민간소비 등 내수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수출 부진이 곧바로 성장 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들어 정부도 상황의 긴박함을 인식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그동안 상당한 경험과 정보, 네트워크 및 인적자본을 축적해온 민간 부분과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제동향 간담회에는 참석한 외부 인사들은 대부분 통상전문가다. 이 총재를 비롯해 이한영 중앙대 교수,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신승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본부장, 조영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시장동향분석실장,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전승철 부총재보, 손욱 경제연구원장, 장민 조사국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