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조류엔플루엔자(AI)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브루셀라와 구제역이 연달아 터지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충북 보은군 소재 젖소 사육농장에서 신고된 구제역 감염 의심 가축을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검사한 결과 구제역으로 확진(혈청형 O형)됐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구제역은 2016년 3월 29일 충남 홍성군에서 발생한 이후 11개월여 만에 발생한 것이다. 혈청형 O형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백신 유형(소: O형+A형, 돼지: O형)에 포함돼 있다.
이 농장은 195마리의 젖소를 사육하는 농가로, 5마리의 젖소 유두에서 수포가 형성되는 등 구제역 임상증상이 있어 농장주가 충북 보은군청에 신고했다. 농식품부는 검역본부의 확진에 따라 긴급 방역조치를 취하고, 발생농장 및 반경 3㎞ 이내 우제류 농장(99농가 약 1만두)의 이동제한을 조치했다.
농장 내 사육 중인 젖소 195마리는 전날 모두 살처분해 이날 매몰했다. 또 구제역 확진 즉시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위기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시켰다.
앞서 지난달 10일 충북 옥천의 한우 농장 2곳에서는 출하를 앞둔 소가 브루셀라 의심 증세를 보여, 검사 결과 73마리가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방역당국은 감염 소와 이들이 낳은 송아지 86마리를 살처분하고 나머지 소는 이동제한을 조치했다.
AI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자 이번에는 브루셀라와 구제역이 연달아 발병하면서 농식품부와 축산농가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AI 역시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가금업계의 시각이다.
이날 0시 누적기준 전국 10개 시·도, 41개 시·군에서 발생한 AI로 819개 농가의 가금류 3281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종별로 닭 2755만 마리(전체 사육마릿수 대비 17.8%), 오리 247만 마리(28.1%), 메추리 등 279만 마리(18.6%) 규모다.
피해가 집중된 닭의 경우 산란계 2337만 마리(33.5%), 산란종계 43만7000마리(51.5%), 육계 및 토종닭 275만 마리(3.6%)가 초토화됐다. 농식품부는 이날부터 AI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제역·AI 중앙사고수습본부로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