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 1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중국 제조사 오포가 쟁쟁한 경쟁사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5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9.4%로, 5위를 기록했다.
SA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아시아·태평양, 북미, 남미, 중동·아프리카, 중앙·동유럽, 서유럽 등 6개 지역으로 구분해 보고서를 낸다. 이 중 아시아·태평양은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등을 전부 아우르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상징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3분기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빅3 제조사의 폭발적인 성장에도 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꿋꿋이 지켰다. 중국 시장에서 금색 ‘갤럭시C’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현지화에 공들인 덕분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리콜과 단종 과정에서 표출된 중국 소비자들의 불만, 오포, 비보의 인도 시장 집중 공략 등의 영향으로 작년 4분기 들어 시장 지배력을 잃고 말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주춤한 동안 오포는 시장 점유율 12.3%로, 처음 1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2015년 4분기 6.7%에서 불과 1년 만에 2배 가까이 점유율을 높인 전례 없는 고성장이었다.
오포는 드로이드폰 ‘R9·R9s’로 중국 시장을 휩쓸었다.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신흥시장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 점유율 순위는 오포에 이어 애플이 12.2%로 2위, 화웨이가 11.1%로 3위, 비보가 10.9%로 4위를 각각 기록했다. 샤오미는 6.3%로 6위, ZTE는 3.3%로 7위였다.
특히 오포와 비보는 브랜드는 다르지만 모두 BBK전자의 자회사로, 이들의 합산 점유율은 23.2%에 달해 경쟁사를 압도했다. ‘아이폰7’을 출시한 애플이 그나마 중국 제조사 등쌀에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