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이자 영화 ‘터미네이터’ 주인공인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또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종교 관계자들과의 조찬 모임에서 자신이 과거 진행하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진행을 이어받은 슈워제네거를 거론했다. 트럼프는 “어프렌티스는 큰 성공을 거뒀는데, 자신이 대통령 취임을 위해 그만두고 슈워제네거가 진행을 맡으면서 시청률이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슈워제네거가 낮은 시청률로 허덕이고 있다”며 “아놀드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비아냥거렸다. 이날 조찬 모임은 60년 동안 역대 대통령이 참석해온 전통 행사다.
그러자 슈워제네거는 같은날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려 “도널드, 일을 바꾸지 않겠는가? 당신은 시청률 전문가이니 TV 일을 하고, 내가 당신의 일을 맡겠다”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사람들이 이제 다시 편하게 잠잘 수 있을 거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두 사람의 설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화당원인 슈워제네거는 작년 10월 공식 성명을 통해 “1983년 미국 시민이 된 후 처음으로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트럼프는 지난달 6일 트위터에 “와, 시청률이 나왔는데 시청률 머신인 DJT(도널드 존 트럼프)와 비교하면 슈워제네거는 침몰했거나 회복불능일 정도로 파괴됐다”고 비꼬았다.
2004년 처음 방송된 어프렌티스는 트럼프의 회사에서 연봉 25만 달러를 받고 1년간 일할 기회를 얻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트럼프는 이 프로그램에서 “넌 해고야!(You are fired!)”라는 말을 유행시키며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다가 지난해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출마하면서 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트럼프의 어프렌티스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다면 지난달 2일 첫 방송된 슈워제네거의 어프렌티스는 다양한 문제를 둘러싸고 유명인들이 싸움을 벌이는 식으로 진행된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일 기자 회견에서 트럼프의 발언을 “가벼운 분위기였다”며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식으로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