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여부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31일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라인이 아직 완벽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단할 수는 없지만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도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에서 한ㆍ미 FTA가 거론되지 않은 것을 두고 재협상 가능성이 작아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자 아직 예단할 시기가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24∼28일 이인호 통상차관보를 미국에 급파해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실무진과 상견례를 하는 자리를 가졌다.
주 장관은 "미국 새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 싱크탱크 관계자 등을 만나 한ㆍ미 FTA의 긍정적 인식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면서 "에너지나 산업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ㆍ미 FTA는 이행위원회 등 협의가 많은 만큼 우리로서는 호혜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며 "양국 실무진은 한ㆍ미 FTA가 나름대로 기능을 해왔다는 점에서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장관은 한ㆍ미 FTA를 통해 미국 내 일자리와 투자가 늘어났다는 점을 적극 강조하겠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자국 일자리에 관심이 많은데 한ㆍ미 FTA 발효 전 미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가 연간 22억 달러에 머물렀지만, 발효 후에는 매년 57억 달러로 늘었다"며 "우리기업의 현지 고용도 2010년 3만5000명에서 2015년 4만5000명으로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의회 인준이 끝나는 대로 양국 장관 간 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1월 수출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과 관련해 "세계 경제와 교역이 작년보다 좋아지는 부분 있다"면서도 "여전히 보호무역주의가 당분간 가시화될 조짐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또 "주력품목 중 올라가는 품목도 있지만 조선은 계속 줄고 있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수출, 주체, 품목을 다양화하고 주력 품목을 고도화하는 등의 노력을 계속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업재편과 관련해서는 "올해 조선과 철강 업종 등에 속한 50여개 기업이 기업활력법(원샷법) 수혜를 받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원샷법 수혜기업의 40~50%는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공급과잉업종이 될 전망"이라며 "이들 산업이 막다른 골목에 몰리기 전에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사업재편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