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이라는 말이 있다. ‘여러 가지 빛깔로 된 점이나 줄이 고르지 않게 뒤섞여 무늬를 이룬 아름다운 모양’이라는 뜻과,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얼른 분간이 안 되는 모양’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사용하는 말이다. ‘알쏭달쏭 무지개’가 전자의 용례이고 ‘그 문제 참 알쏭달쏭하네’가 후자의 용례이다.
우리 주변에는 전자의 의미이든 후자의 의미이든 알쏭달쏭한 말들이 참 많다.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지도 모르는 채 사용하기도 하고, 무슨 의미인지 왜 그런 의미를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는 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도 있다.
공자는 정명(正名)이 되지 않은 사회, 즉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살려 사용하지 않는 세상을 일러 난세라고 했다. 말의 의미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개념이 불분명하다는 뜻이고, 개념이 불분명하다는 것은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 ‘이름값’을 헤아리지 못하여 제구실을 못한다는 뜻이다. 아비가 아비 구실을 못 하고 스승이 스승 구실을 못 하고 대통령이 대통령 구실을 못 하는 세상이 바로 난세인 것이다.
그러므로 난세를 막기 위해서는 개념을 규정하는 ‘말’부터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말의 의미를 불분명하게 사용하거나 부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개념을 왜곡하고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가운데 난세의 조짐인 양 알쏭달쏭한 말들이 범람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리말 어휘의 70% 이상이 한자어인데 한자를 알지 못하는 까닭에 본래의 뜻을 속 깊게 헤아리지 못한 채 발음만 귀로 듣고 입으로 옮기며 짐작대로 사용하는 데에 가장 큰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잘못 사용하는 말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헤아리기 위해 알쏭달쏭한 말을 찾아 정확한 의미를 살피면서 한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알쏭語 달쏭思’는 그런 목적으로 쓰는 글이다. 애독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