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명차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가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우버와 제휴를 맺기로 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로그 포스트에 “우버는 차량 제조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다임러와 같은 완성차 업체들은 우리 전략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차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제휴는 다임러가 생산한 자율주행차량을 우버의 카풀 서비스에 공급하는 형식이다. 양사의 제휴는 ‘윈윈 전략’이 될 것이란 평가다. 우버는 다임러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함께 매출 확대를, 다임러는 우버의 폭넓은 자율주행차 네트워크를 단숨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수년 내로 해당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시기와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다임러가 2020년 자율주행차 시판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임러가 우버와의 제휴를 통해 로봇택시 시대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는 평가다. 다임러는 지난해 시판한 신형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반자율주행 기능을 탑재시켰으며 현재 트럭과 버스에도 자율주행기능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카풀 서비스의 접목은 사업적 잠재 가능성이 큰 분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도 기존의 사업만을 고수하지 않고 IT 기업들과의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버는 지난해 8월 스웨덴 볼보와 자율주행차량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에 볼보와 우버가 공동으로 볼보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개조해 우버의 자율주행시스템을 차량에 탑재해 도로주행을 시작했다.
다임러와 우버의 파트너십은 지난해 초부터 업계에 소문이 돌았다. 당시 한 독일 언론은 우버가 벤츠 S클래스 10만대를 주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임러도 독일 내에서 자체 차량공유서비스인 ‘마이택시’를 제공하고 있다.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은 한때 우버를 친구와 적을 동시에 아우르는 이른바 ‘프레너미(frenemies)’로 표현하기도 했으나 이번 제휴를 통해 로봇택시 시대를 앞두고 경쟁을 넘어 상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