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조3000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우선주 주문 실수로 구설에 오른 한국도이치증권이 거래 취소 매도세 폭탄 우려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25일 도이치증권이 외국인 고객의 주문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생긴 삼성전자 우선주 주문 실수를 취소 처리해 주기로 합의했다.
지난 25일 도이치증권은 외국인 고객의 주문을 접수해 입력하는 과정에서 거래량 착오로 삼성전자 우선주를 2조3000억 원 규모로 매수하는 사고를 냈다. 이에 도이치증권은 거래소에 즉각 거래 매매 취소를 요청했다.
당초 거래소는 매매 취소가 아닌 단순 정정을 검토했다. 이 경우 도이치증권은 잘못 매수한 주식을 바로잡는 매도 과정에서 약 70억 원에 달하는 거래세를 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도이치증권은 계약 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당일 계약 자체를 해제하고 이를 근거로 거래소에 주문 취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도이치증권 주장을 검토한 결과 장외거래로 시장이나 제3자에 미치는 영향이 없었고 이미 당사자 간 계약 해지 합의도 된 사항이기 때문에 거래 자체를 취소해주기로 했다”며 “아예 없던 거래가 된 것이기 때문에 취소수수료 등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삼성전자 주문 실수 해프닝으로 도이치증권은 외국계증권사 가운데 가장 허술한 내부통제를 갖춘 증권사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2010년 11월 11일 풋옵션 사태로 시장 혼란을 부추긴 도이치증권이 글로벌 명성 대비 허술한 계산 착오로 시장 혼란의 주범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