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장벽 건설 비용으로 갈등을 빚었던 멕시코와 미국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를 했다고 27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두 정상은 통화에서 무역 적자, 마약 밀매, 무기 밀수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멕시코의 페냐 니에토 대통령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고 말하며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멕시코에 매우 우호적”이라며 “양국이 다음에 무역 관계를 재협상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이 한 시간 동안 생산적인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또 “두 정상은 국경장벽 건설 비용 부담 주체라는 민감한 주제에 대해 명확하고 공공적인 의견 차이가 있음을 인식했다”며 “이런 견해차를 양국 관계의 모든 측면을 고려한 포괄적인 논의를 통해 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통화는 니에토 대통령이 전날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방문을 취소한 후 하루 만에 이뤄졌다. 니에토 대통령은 오는 31일로 예정됐던 정상회담을 전날 취소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건설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한 결과다.
이번 전화통화로 양국의 갈등이 휴전에 접어든 것은 맞지만 완전히 문제가 봉합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겠다고 밝혔고, 멕시코와의 무역 적자를 계속 문제 삼고 있다. 정상통화를 하기 직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멕시코가 오랜 기간 미국을 상대로 이득을 취해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