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가 일본을 방문한데 이어 아버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오는 3월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사우디 국왕의 일본 방문은 3대 국왕인 파이살이 1971년 방문한 이후 46년 만이다.
현재 사우디는 석유 의존도 높은 경제 구조에서 탈피를 시도 중인데, 자국산 원유의 주요 고객인 일본에 도움을 요청하고자 부왕세자에 이어 국왕까지 직접 나선 것으로 관측했다. 일본은 수입 석유의 3분의 1을 사우디에서 조달하고 있다.
신문은 이번 살만 국왕의 방문으로 일본과 사우디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협력 외에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 테러 대책, 중동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교통로의 안전 확보 등으로 범위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를 위해 사우디는 일본에 주재원을 새로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석유에만 집중되던 양국 관계가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2015년 즉위한 살만 국왕은 저유가로 재정난이 심각해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재무장관 등 핵심 고위직을 대거 물갈이했다. 특히 자신의 아들이자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모하메드 부왕세자를 전면에 내세워 2030년까지 석유 의존 경제 구조에서의 탈피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작년 여름에는 모하메드 부왕세자가 일본을 직접 방문해 일본 기업 경영진과 잇따라 회담하는 등 사우디와 일본이 새로운 밀월관계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그룹이 조성하는 최대 1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에 사우디 국부펀드도 동참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그동안 외교·안보 분야에서 중동의 맹주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일본 입장에서는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며 중동 안정에 큰 역할을 해온 미국의 존재감이 작아지면서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07년과 2013년에 사우디를 방문, 당시는 왕세자였던 살만 국왕과 회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