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영업이익이 선진국 경기침체와 장기화된 파업으로 인해 6년 만에 5조 원대로 추락했다.
25일 현대차는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8.3% 하락한 5조193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2010년 이후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글로벌 자동차 시장 저성장이 이어진 가운데 장기간 생산 차질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익성은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액은 SUV와 고급차 판매 비중이 늘면서 전년 대비 1.8% 증가한 93조64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485만7933대를 팔았다. 전년 대비 2.1% 줄어든 규모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국내에서 65만6526대(전년 대비 7.8% 감소), 해외에서 420만1407대(1.2% 감소)가 판매됐다.
매출원가율은 신흥국 통화 약세와 국내공장 파업으로 인한 가동률 하락으로 전년 대비 1% 포인트 높아진 81.1%를 기록했다. 영업부문 비용은 판매보증 충당금이 증가해 인해 전년 대비 5% 늘어난 12조4958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제네시스’ 브랜드 를 출시해 마케팅과 연구개발(R&D) 비용이 늘었다”며 “환율 상승으로 판매보증 충당금이 늘면서 영업부문 비용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올해 선진국 경기침체 속에서도 연구ㆍ개발(R&D)을 꾸준히 늘려 자율주행ㆍ친환경ㆍ커넥티드 등 미래성장 기반을 다져나가기로 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사상 최대치인 508만 대(내수 68만3000대+439만7000대)로 올려 잡았다.
주력 시장별로 살펴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에 대해선 SUV 라인업 확대를 통해 정면돌파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 중인 ‘싼타페’ 공급량을 지난해 3만6000대에서 올해 6만5000대까지 늘리고 투싼도 추가 생산할 것”이라며 “상반기 ‘쏘나타’ 페이스 리프트 모델로 승용부문 판매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매세 인하폭 축소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중국 시장에선 신차를 앞세워 대응키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중국시장 자동차 수요는 전년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보여 업체간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며 “판촉 경쟁보다 신형 SUV 등 중국 시장에 특화된 모델 3개를 출시해 고객들을 끌어모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보통주 1주에 3000원의 현금을 배당키로 했다. 지난해 7월 지급된 중간 배당 1000원을 합치면 총 4000원이다. 역대 최대 수준이던 재작년(4000원)과 똑같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향후 잉여 현금흐름의 30~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