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3일 공석이 된 문화체육부ㆍ법무부 장관 인선 계획에 대해 “인사의 필요성, 현실적인 제약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새해 국정운영 방향과 그 내용’이라는 제목의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에 관해 여러 의견이 있다. 장관 인사는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면서 “국회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한데 국회는 ‘지금 할 때가 아니지 않으냐, 직무대행 권한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후임 장관 임명이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야권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황 권한대행은 또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현 문화체육부 장관 등이 구속된 데 대해 “안타깝고 또 국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이 많다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말씀드렸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라며 “이런 부적절한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송수근 문체부 제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은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의혹은 의혹이지 사실이 아니다” 라며 “의혹 제기만 갖고 징계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先) 진상규명 원칙을 밝혔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되는데 차기 헌법재판소장을 선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엔 “헌법재판소장은 청문회만이 아니라 국회 의결을 거치게 돼 있다. 권한대행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면서 “국회와도 필요하면 상의하고 충분하게 검토해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
청탁금지법 시행령상 3ㆍ5ㆍ10 규정 개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엔 ”구체적인 논의를 하다보면 청탁금지법의 근본 취지가 흔들릴 수가 있으므로 쉽게 판단할 일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다만 “어떤 특정 지역에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면 보완책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면서 “실태조사가 끝나면 보완을 해나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관련 부처에서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를 끝내면 청탁금지법 부작용에 관해 보완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서민경제가 힘들어서 가급적 빨리 판단을 해보자는 입장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