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반도체→바이오 변신 '코디엠'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성과낼 것"

입력 2017-01-23 13:04 수정 2017-07-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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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②]국내외 '인적 네트워크' 연구 인프라 완성, 첫 투자 '웰마커바이오'

코스닥 상장사인 코디엠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자주 회자되는 기업 중 하나다. 작년 9월부터 연말까지 최대주주가 '코디에스'에서 '아이리스1호 투자조합(재무적 투자자)'으로 다시 '케이바이오투자조합(전략적 투자자)'으로 잇달아 바뀌며 그 이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사업의 내용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등을 남품하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에서 바이오기업으로 변신를 꾀하고 있다. 사명도 KODI M이 아닌 CODI M(Codify Medicine)로 바꿨다.

주상언 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을 비롯해 배건우 대한뉴팜 대표이사, 문용배 전 강스템바이오텍 이사(대표이사) 쉐한 헤이트리지(Shehan Hettiratchy) 영국 임페리얼 컬리지 교수 등 바이오업계 인사들을 사내이사에 전진배치한 것도 눈에 띈다. 자체 보유자금과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500억원의 실탄도 마련했다.

강스템바이오텍 공동대표를 지냈던 김선태 코디엠 부사장은 최근 바이오스텍페이터와 만난 자리에서 "시장에서 우리의 사업에 대해 기대뿐 아니라 의문도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성과로 보여주겠다.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버추얼 R&D, 바이오산업 ‘시스템 인큐베이터’ 역할

코디엠은 바이오산업에서 초기단계의 개발 연구부터 기술 사업화(licensing)까지 체계적으로 관리, 보조해주는 인큐베이션(incubation) 사업을 지향한다.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창업을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인큐베이터(incubator) 역할이다. 코디엠 관계자는 "좋은 연구결과와 선도물질을 바탕으로 창업에 관심이 많지만 비즈니스 모델로 개발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연구자들이 많다. 이들의 니즈(needs)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존 액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털 등과의 차별점은 인적 네트워크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을 거쳐 신약 개발의 전주기를 총괄 지원하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을 역임한 주상언 바이오산업 총괄부회장. 이왕재 서울의대 교수(사외이사)뿐 아니라 박용호 서울대 수의과대학 학장, 김상헌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 강재승 서울의대 부교수 등 20여명 이상의 국내 연구위원을 확보했다.

이들이 활동하는 대학과 연구실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연구(Virtual R&D)를 진행하고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스타트업을 발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저명한 인사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김 부사장은 “신뢰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좋은 연구진들이 코디엠을 믿고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오픈하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은 장기적인 개발기간이 소요되는 분야이며, 과정 중 실패 혹은 중단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렇게 리스크가 존재하는 사업인만큼 초기단계에서부터 성공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진행해야 한다. 성공을 위한 '바이오마커'를 찾는 과정이다. 코디엠은 검증된 치료효과, 국책과제 수행 이후 유의미한 결과 창출 여부, 글로벌 시장의 동향과 일치하는지 등의 기준을 만족하는 물질을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하고 개발을 진행한다.

코디엠은 특히 바이오텍이 창업하고 투자를 받고 상장하기까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최대주주로 유지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상장시 최저 30% 이상은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코디엠 관계자는 "바이오텍의 명운은 CTO의 역량이 좌우한다. 따라서 (코디엠은) 지분 분배과정에서 CTO를 최우선으로 배려하고 있으며 지분율이 낮아지면 이를 다시 늘릴 수 있는 옵션도 부여한다"면서 "CTO가 최대 주주로서 회사의 성공에 책임감과 성취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회사 이외의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치료반응 예측 바이오마커 발굴 '웰마커바이오' 첫 투자

코디엠의 첫번째 투자는 서울아산병원 진동훈 교수의 ‘웰마커바이오’다. 진 교수가 보유한 암세포 관련 빅데이터와 유전정보 기반의 바이오마커(biomarker) 발굴 기술을 바탕으로 항암제 신약개발에 있어서 약효를 예측하기 위해 사용되는 바이오마커의 체계적인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바이오마커(Biomarker)란 단백질이나 핵산,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 병의 발전과 예후에 따라 이 지표의 상태나 변화를 측정함으로써 치료에 대한 민감도를 알 수 있고 정확한 환자 선별이 가능해 신약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비용절감에 효과적이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한 머크의 예를 생각해보면, 바이오마커는 신약개발의 성공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웰마커바이오는 ‘치료반응 예측 바이오마커(Predictive biomarker)’를 발굴하는 기술을 통해 제약사들이 개발중인 항암제 후보물질에 적합한 바이오마커를 찾아주는 것과 동시에 자체 파이프라인을 통해 대장암, 피부암, 위암, 간암 적응증의 4가지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보유하고 있는 물질 중 두 개의 후보물질은 빠른 임상 진입이 가능하며 ‘퍼스트-인-클래스’ 약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 이미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디엠은 웰마커바이오 뿐만 아니라 항암제와 병용하는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항암치료 이후 저하된 면역력을 증진시켜주는 면역치료제를 연구하는 연구자 그룹과 항암바이러스 연구진에 대한 비즈니스모델 개발 지원을 검토 중이다.

김 부사장은 “좋은 물질을 가진 연구자들을 만나서 파트너십을 결성하고 이를 통해 2018년 이후부터 매 년 1개 이상의 기술이전을 성공시키는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코디엠은 국내외의 전문가들을 모아 형성한 인프라를 이용해 해외 진출이나 기술이전을 원하는 국내 바이오 회사들에게 일련의 과정에 필요한 네트워킹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용역 서비스 사업도 고려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금도 경험이 많지 않은 바이오기업들 중 자문을 요청하는 곳이 많다. 그들이 IPO나 기타 상장과정을 준비할 때 필요한 도움을 주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없는 바이오기업’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

코디엠은 신약개발과 R&D투자 진행과 동시에 기업의 매출 및 이익확보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력이 좋지만 유통과 마케팅이 어려운 회사의 기술실시권, 독점판매권 등을 확보함으로써 즉각적인 매출 형성이 가능한 제품을 발굴한다.

코디엠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이라고 하면 대부분 비전만 있고 현재는 적자만 존재하는 매출없는 회사로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는 그런 모습으로 보이는 것을 거부한다. 즉시 매출로 연결될 수 있는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으며 코슈메디컬 분야로의 사업확장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자가섬유아 세포치료제 ‘큐어스킨’의 국내 독점권을 확보했다. 큐어스킨은 환자에게서 추출한 자가유래 피부 섬유아세포를 이용해 조직 재생을 통한 흉터부위 개선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치료제이다.

코디엠은 대한뉴팜과 판매 계약 및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3000여개의 병원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네트워크를 활용해 큐어스킨을 포함하는 제휴 제약사의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2017년 큐어스킨 단독매출 100억을 목표로 하며 국내 판매 뿐만 아니라 자사가 구축한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 해외시장으로의 기술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Nothing’이 될 수 있는 바이오산업에서 ‘Something’을 만들기 위해서는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 코디엠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좋은 연구자에게 창업의 기회와 성공의 기쁨을 나눠주고 싶다"면서 "우리가 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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