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둔화 속에 보호무역주의가 고조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체감 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문제삼아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확대하고 중국 진출 기업들의 어려움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北京)사무소, 중국한국상회가 7개 업종 217개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경기실사지수(BSI)가 매출 전망 97, 시황 전망 88로 모두 기준점(100)을 밑돌았다. 이는 전 분기보다 각각 28, 13계단 하락한 것이다.
BSI는 경영실적과 판매, 비용, 경영환경, 애로사항 등을 0~200값으로 산출한 것으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았다는 뜻이고 100 미만은 반대를 의미한다.
중국 현지판매 지수는 96으로 한 분기 만에 다시 기준점 밑으로 내려앉았고, 경영 여건을 보여주는 영업환경(75)과 자금조달(79), 제도정책(69) 역시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업종별로는 자동차(72)와 전기·전자(85) 업종에서 올해 전망이 비관적이었으며, 유통업(97)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 밑으로 내려왔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인력난·인건비 상승(21.8%)과 경쟁 심화(21.3%)를 꼽았다. 현지 수요가 부진(19.3%)하고, 원자재 조달난과 가격 상승(13.9%)도 발목을 잡았다. 현지 정부규제(7.4%)도 주요 경영 어려움으로 꼽혔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회의)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베른 스위스 의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2015년 대비 6.7% 증대했다”고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로써 작년 중국 경제는 지난 1990년 이래 26년 만에 낮은 수준의 성장에 그쳤다.
또한, 최근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해 수입 규제와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어 일명 ‘사드 보복’ 조치로 의심되고 있다. 품질 불량을 이유로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수입을 중단하도록 조치를 취한 바 있는 중국은 18일 한국제 양변기에 대해서도 품질 불량 등을 이유로 무더기 불합격 처분을 내려 사실상 수입을 중단시켰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본적으로 한·중 간 다양한 경제협력 채널을 통해 대화와 설득에 최선을 다하되,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중국과의 통상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