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비서] 대세된 AI 비서 ‘알렉사’… 일상 속으로 파고든다

입력 2017-01-18 10:31 수정 2017-01-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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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에코, 정확하게 음성 인식해 소비자들에 날씨 응답ㆍ주문결제

#“알렉사, 오늘 날씨 어때?(Alexa, What’s the weather like today?)” 아침에 눈을 떠 출근 준비를 위해 옷장을 뒤지다 허공을 향해 날씨를 묻는다. 책상 위에 놓인 스마트 스피커 ‘아마존 에코’에 불빛이 들어오며 “오늘 날씨가 쌀쌀합니다(It’s chilly today)”라는 대답이 흘러나온다. 거실의 TV에서 흘러나오는 소음과 가족들이 이야기하는 상황에서도 사용자의 목소리를 정확히 인식해 반응한다.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던 엄마는 저녁 메뉴를 미리 주문하기 위해 “알렉사, 우유를 주문해줘(Alexa, ordered milk please)”라고 요청한다. 엄마의 목소리를 인식한 ‘LG 스마트 냉장고’에 불빛이 켜지며 연결된 온라인 쇼핑몰에서 알아서 결제까지 완료한다.

▲LG전자가 ‘CES 2017’에서 선보인 음성인식 AI 알렉사가 탑재된 공항용 안내 로봇(왼쪽)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처음 탑재해 출시한 ‘휘센 듀얼 에어컨’. (사진제공 LG전자)
▲LG전자가 ‘CES 2017’에서 선보인 음성인식 AI 알렉사가 탑재된 공항용 안내 로봇(왼쪽)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처음 탑재해 출시한 ‘휘센 듀얼 에어컨’. (사진제공 LG전자)

음성인식을 통해 날씨, 뉴스, 음악 등을 들려주는 ‘가정용 인공지능(AI) 비서’가 생활 속을 파고들 전망이다. 램프를 문지르면 ‘지니’가 나타나듯이 음성으로 기기를 호출할 수 있는 AI비서 ‘알렉사’가 소비자의 일상을 바꾸고 있는 것.

알렉사는 자연어를 통해 제어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다. 알렉사는 사용자의 음성을 알아듣고 에코에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정보를 수집해 그 결과를 전달한다. 알렉사의 놀라운 인식 능력은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가전쇼 ‘CES 2017’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존은 CES 2017 전시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알렉사가 탑재된 가전, 스마트카, 스마트홈, 대화형 로봇 등이 올해 CES를 달구며 단연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중국 레노버는 알렉사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어시스턴트’를 공개했고, 중국 화웨이는 스마트폰 ‘아너9’에 알렉사를 탑재했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도 알렉사를 실은 커넥티드 카를 전시했고 LG전자도 알렉사가 탑재된 스마트 냉장고를 공개했다.

처음 알렉사는 스마트홈 스피커 ‘에코’에 탑재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에코는 아마존이 2012년부터 비밀리에 개발한 제품이다. 실리콘밸리와 케임브리지에서 아마존 R&D를 담당하던 Lab 126에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팀은 2014년 시장에 공개되기 전까지 음성인식과 클라우드 연동을 통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고 특히 음성 인식률의 개선에 많은 공을 들였다.

에코를 통해 입력되는 음성정보는 그대로 아마존의 중요한 빅데이터 자산이 된다. 다양한 사용자의 발음과 요청 사항은 계속 누적되며, 이를 분석하면 결국 더 정교한 음성인식 시스템과 소비자 요구 사항을 분석해 낼 수 있다. 음성인식과 응답 엔진 등의 전문기술은 기업 인수를 통해 이뤄졌다. 아마존은 음성인식 전문기업인 ‘Yap’, 지식 기반의 시맨틱 검색엔진 기술기업 ‘Evi’를 각각 2011년과 2012년에 인수했다. 또한 문자음성 기술은 2013년 인수한 ‘INOVA’를 통해 구현했다. 출시 초기에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아마존 클라우드와 음악 저장공간, 상거래 서비스 등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시장성을 확인했다. 아마존은 알렉사 생태계 구축에 대해 다방면으로 투자하고 에코를 통해 거실 장악을 꿈꾸고 있다.

애플이 2011년 ‘시리’라는 비서 서비스를 내놨지만, 보안을 이유로 서드파티(제3의 협력자)에 공개하지 않아 막강한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했다. 반면, 아마존은 알렉사를 선보인 직후부터 알렉사 개발자도구(SDK)를 공개했다. AI 음성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등의 막대한 인프라가 필요하지만, 아마존은 개방 전략을 바탕으로 우군을 끌어들이고 있다. 개발자들이 알렉사를 활용해 다양한 기능을 내놓으며 자연스럽게 알렉사 생태계가 구축된 것이다.

음성인식 기반의 AI 비서 서비스는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의 연결이 목표다. 궁극적으로 집안의 스마트 허브를 지향한다. 주차관제, 도어록, 무인경비, 감시 카메라, 냉난방 제어, 전등·전열 제어, 가전 제어,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다양한 형태의 홈 기능을 동작시키고 제어하는 역할이다. 오픈 생태계를 지향하며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들에게 제공되는 무수한 데이터는 결국 아마존 서비스의 중요한 고객 ‘록인(lock in)’ 도구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음성인식 기반의 비서 서비스 경쟁의 포문을 연 것은 아마존 에코지만 구글과 애플, 그리고 중국 기업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정부도 국내 기업에 정책지원과 함께 민ㆍ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미래부는 16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최양희 장관 주재로 간담회를 열고 지난 8일 폐막한 CES 2017의 주요 이슈를 점검하며 “해외에 뒤처진 국내 AI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음성인식 기업들을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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