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은 17일 배임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송 전 주필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 전 주필은 조선일보 재직 당시 남상태(67)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후임 고재호(62) 전 사장, 박수환(59)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로부터 특정 기업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칼럼, 사설, 기사 게재 등의 청탁을 받고 5800만 원의 금품과 4800만 원 상당의 향응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주필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연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 전 주필은 2008년 4월 '대우조선의 진짜 오너가 누구인데'라는 제목의 기명칼럼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대기업 매각 대안으로 국민주 공모 방식의 매각 방안을 제시했고, 이를 고맙게 여긴 남 전 사장으로부터 고가의 시계 선물을 받았다. 국민주 공모 방식은 남 전 사장이 당시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던 매각 방식이었다.
송 전 주필의 도움은 해를 거듭할수록 과감해졌다. 송 전 주필은 2011년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된 후에도 '대우조선해양은 총수 없이도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고 호평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빌린 호화 전세기를 타고 유럽여행을 간 시기도 같은 해 9월이다. 송 전 주필은 여행 중에 대우조선해양 '중공업사관학교' 홍보 청탁을 받고 관련 사설을 두 차례 썼다. 3900만 상당의 개인 여행경비는 대우조선해양 부담이었다.
송 전 주필은 고 전 사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현금과 상품권, 골프 등의 접대를 꾸준히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 전 사장은 2014년 12월 송 전 주필에게 연임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송 전 주필은 안종범(58)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고 전 사장을 잘 봐달라고 청탁했다. 송 전 주필은 이 대가로 처조카 A씨의 취업을 부탁했다. 실제로 2015년 1월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한 A씨는 대학 평균학점이 서류전형 심사기준에 미치지 못하는데도 합격해 회사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 전 주필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내는 입장문을 통해 자신을 향한 검찰의 표적 수사가 진행됐으며, 박근혜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들이 정권에 심기를 거슬린 탓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