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D. C 의사당에서 열린다. ‘정치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의 시대 개막을 앞두고 전 세계가 숨죽이고 있다.
대선 내내 논란과 돌풍을 동시에 몰고 다녔던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전까지도 숱한 논란과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그의 행정부를 구성하는 인물들의 성향이나 출신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선 기간 월가의 탐욕을 거세게 비판했지만 정작 재무장관과 상무장관 등 경제팀 요직은 월가 인물로 전진배치 했다. 안보진용에는 초강경 인사들을 앉혔고 자신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 고문에 임명했다. 그가 경영하던 사업에 대해서는 두 아들에게 경영을 넘기고 재산은 신탁 방식으로 관리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해 상충 논란을 완벽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시장도 ‘기대 반, 우려 반’인 상황이다. 11일 당선 이후 진행한 트럼프의 첫 기자회견은‘알맹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시장에서는 그간 트럼프가 공약했던 재정지출 확대, 감세, 규제완화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시장의 눈은 이제 트럼프 취임식에 쏠리고 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취임식에서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발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취임식에서도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경기부양책에 대해 소극적으로 언급한다면 뉴욕증시는 상당한 변동성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랠리’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이후 마침표를 찍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내건 공약들이 얼마나 현실화될지, 실질 효과를 거둘지도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각국 정부는 물론 중앙은행도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이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취임 직후 그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미국 금리인상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국의 셈법도 복잡해지게 됐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환율방어에 나섰다. 완화기조 이어가던 일본과 유럽중앙은행(ECB)도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유럽 정치권의 경우 트럼프로 시작된 포퓰리즘이 확산할 것인지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의 ‘엄포 정치’에 기가 눌린 기업들이 속속 고용창출 확대를 약속하고 나섰지만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미국 차세대 전투기 F-35 제조사인 록히드마틴은 13일 트럼프의 가격트집에 결국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여기에 고용창출 확대까지 약속했다. 앞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일본 토요타, 포드, 에어컨제조업체 캐리어 등 상당수 업체가 트럼프 눈치를 보며 고용창출 확대를 약속했다. 하지만 기업 경영 개입이라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