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는 1960년에 세워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은 운수회사에 타이어를 직접 공급하기 위해 삼양타이야공업을 설립했다. 금호타이어의 시작이다. 설립 이후 50년간 한국타이어와 함께 국내 시장을 양분했던 이 회사는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주인이 기업에서 채권단으로 바뀌었다. 워크아웃 졸업까지 4년간 각고의 시간을 보낸 금호타이어. 이 회사 새 주인의 윤곽이 12일 정해진다.
이날 오전 11시 금호타이어의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본입찰을 마감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13일 정해진다. 이번주 안에 금호타이어 유력 인수 후보가 확정되는 것이다.
본입찰에서 주목되는 것은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이 중국 등 해외업체가 될지 여부다. 현재까지는 이 같은 예상이 현실이 될게 유력하다. 적격 인수 후보는 중국의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SAIC), 더블스타, 링룽타이어, 지프로, 인도의 아폴로타이어다. 이 중 SAIC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1조 원 안팎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1일 늦은 오후까지 회의를 진행하며 적정 가격을 고민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SAIC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SAIC는 자동차 전장부품을 만드는 HT-SAAE, 공조부품을 제작하는 SDDAC 등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인수 의지만 놓고 보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신년사에도,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금호타이어를 반드시 인수할 것”이라고 강조한 박 회장이다. 문제는 자금이다.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은 이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 온전이 개인 자격으로만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박 회장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인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지만 이 방안 역시 쉽지만은 않다.
채권단과 맺은 약정에 따르면 박 회장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투자자에게 회수 방안을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는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통한 자금조달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자금 조달 구조가 적정한 지는 심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략적투자자(FI)들이 박 회장에게 자금을 댈 지 미지수다. 해외업체들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1조 원 가량을 제시하면 박 회장의 희망은 꿈으로만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박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6000억 원을 외부에서 조달했다. 이 중 차입금 일부를 갚기 위해 금호리조트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수월하게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물론 이와의 결이 다른 평가도 있다. 국내 증권사 대표는 “금호타이어의 이해도가 가장 높은 후보는 박 회장”이라며 “이를 보고 자금을 투자할 곳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