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달아오른 경남에너지 인수전, 지역민심이 복병?

입력 2017-01-11 13:13 수정 2017-01-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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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곳 쇼트리스트 예비실사 돌입 “가격이 관건”… 맥쿼리, 마창대교 인수 후 여론 악화 악재 분석도

경남에너지 인수의 1차 관문인 예비입찰을 통과한 후보군 6곳이 이번 주부터 예비실사에 돌입함에 따라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의 중대형 도시가스 공급회사가 조만간 매물화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경남에너지 매각의 향배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경남에너지 적격 예비 후보인 충남도시가스, 이큐파트너스, 맥쿼리PE, 싱가포르 케팰인프라펀드, 호주 프로스타, 미국계 사모펀드 등 국내외 투자자들이 잇달아 재무실사에 착수했다. 일부 외국계의 경우 실사를 수행할 회계법인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향후 4~6주에 걸쳐 예비실사를 진행하게 된다. 예비실사의 초점은 미래매출의 확정성과 EBITDA(법인세ㆍ이자ㆍ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의 연속성을 들여다보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 가운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곳은 맥쿼리PE다. 강남도시가스를 인수해 도시가스업을 영위해 본 실전경험과 함께 펀드 잔액 약 6000억 원에 달하는 풍부한 자본력을 앞세워 유력 후보로 급부상 중인 것.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인 충남도시가스가 맥쿼리 대항마가 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충남도시가스는 대전지역의 맹주로 오랜 기간에 걸친 사업 운영능력이 돋보이지만 자금 여력이 아킬레스건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충남도시가스의 2015년 기준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은 125%,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7억 원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이큐파트너스와 호주 프로스타, 미국계 사모펀드 등은 전형적인 재무적 투자자(FI)로 분류돼 인수가격에 민감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따라서 최종 협상 테이블에서 얼마나 높게 가격을 써낼지 미지수라는 게 IB 업계의 중론이다.

초반 판세분석을 놓고 보면 맥쿼리의 낙승으로 보여지는 상황이지만 싱가포르의 케팰인프라펀드가 대항마로 급부상하면서 최종 승자를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케팰인프라펀드는 싱가포르 1위 선박회사인 케펠그룹의 계열사로 남해에 위치한 경남에너지를 인수해 에너지사업과 함께 물류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라며 “사실상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고 관계사와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인수가 책정에 공격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케펠그룹은 싱가포르 정부의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Temasek)의 100% 자회사로 오프쇼어마린(해운), 케펠랜드(부동산개발), 인프라홀딩스(에너지), 투자(캐피탈홀딩스) 등 4개 계열사로 나뉜다.

한편, 가스업계 일각에선 지역 여론이 경남에너지 인수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주요 변수라고도 주장한다.

A도시가스회사의 한 고위 임원은 “도시가스 공급업은 지역 내 공공재이자 사실상 일종의 이권사업”이라며 “지역 색이 매우 강한 부산경남지역 민심이 어떤 인수자의 손을 들어 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내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맥쿼리는 지역 여론이 매우 좋지 않아 인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맥쿼리인프라는 ㈜마창대교의 민간사업자로 교량 건설 이후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비용 인상 문제로 지자체와 잦은 마찰을 빚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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