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인절미·멜론 빙수 등으로 눈을 즐겁게 했던 코리안디저트 카페 설빙이 겨울철 신메뉴로 떡볶이에 피자 옷을 입혔다. 모습은 흡사 빠네 빵 속에 담긴 펜네 파스타와 같다. 크림색의 고르곤졸라를 열면 달짝지근한 빨간 떡볶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독특한 신메뉴 개발에는 최소진 R&D 연구개발팀 책임연구원의 노력이 있었다.
지난해 11월에 출시된 설빙의 신메뉴 ‘치즈 떡볶이 피자’는 출시 한 달 만에 총 20만 개가 판매됐으며, 전체 메뉴 판매 점유율의 11%를 차지할 만큼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모던한식’이 외식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한국의 길거리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고급화한 전략이 통한 것이다.
최 책임연구원은 “빙수메뉴가 입소문을 먼저 탔기 때문에 ‘설 빙’이라 하면 빙수 메뉴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떡을 활용한 메뉴들도 많다”며 “쌍쌍치즈가래떡, 인절미토스트, 인절미단호박죽 등 우리 농산물을 사용한 디저트 메뉴를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설빙은 빙수 전문 카페라기보다는 한국식 디저트 종합 카페에 가깝다. 주력메뉴인 빙수가 아닌 퓨전메뉴를 선보여 정체성이 희미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매콤한 음식과 시원한 빙수를 함께 하면 음식 궁합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퓨전메뉴는 코리안 디저트 카페라는 우리의 정체성을 확실히 한다고 생각한다”며 “주력메뉴인 빙수 때문에 겨울철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오히려 ‘메뉴의 확장’으로 맛과 비쥬얼을 살려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카페는 소비자 타깃층이 젊은 고객으로 한정돼 있지만 설빙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카페”라고 설명했다.
메뉴 연구 개발자로서 음식을 만드는데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맛과 행복’이라고 답했다. 그는 “보통 신 메뉴는 2~3년 연구기간이 필요한데 오랜 시간 끝에 고객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순간들이 잊히면서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느냐는 질문에 최 책임 연구원은 전통 식재료와 제철 과일을 담은 다양한 한국식 디저트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설빙은 농림축산식품부와 MOU를 체결해 고소한 콩고물과 쫀듯한 인절미를 올린 ‘인절미설빙’으로 국내 디저트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던졌다. 또 겨울철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 잡은 생딸기 시리즈도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최 책임연구원은 “전통 식재료를 활용해 건강한 디저트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설빙이 지향하는 콘셉트”라며 “급변하는 외식시장 트렌드 속에서 한국 디저트가 세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