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의 향후 후계 구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룹 총수인 이호진 전 회장의 아들 이현준씨가 차기 경영권 승계자로 꼽히지만, 가족 간 재산 분쟁과 장자승계 관례는 갈등의 잠재적인 불씨가 될 전망이다.
이 전 회장은 1962년생으로 고(故) 이임용 창업주의 삼남으로, 맏형인 고(故) 이식진 전 부회장이 지병으로 별세한 뒤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이후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간 복잡한 출자 구조로 경영권을 지켜왔다.
하지만 경영권 불안 요인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이 전 회장이 경영권을 잡은 뒤 확장한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은 확고한 편이지만, 섬유 및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이 전 회장과 재산 다툼을 벌이고 있는 다른 오너일가의 지분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로 태광산업은 현재 이 전 회장이 15.14%, 태광그룹 장자이자 이 전 회장의 조카인 이원준씨가 7.49%, 이 전 회장의 개인화시 티시스가 11.2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또한 2010년 검찰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상속과 차명주식 등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도 부담이다. 당시 창업주에게서 물려받은 태광산업 주식을 몰래 계열사에 매각했고, 이를 계열 금융회사를 통해 관리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의 현준씨에게 비상장사인 티시스와 티알엠을 통해 재산을 편법상속한 정황도 드러났다.
또한 가족 간 분쟁도 변수다. 이 전 회장의 이복형 이유진씨, 이임용 창업주 둘째딸 이재훈씩, 그룹 장자 이원준 씨 등은 상속 재산과 관련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고, 이임용 창업주의 셋째딸 이봉훈씨 역시 남동생인 이 전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청구 소송을 냈다. 비록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나 각하판결을 받았지만, 보수적인 유교적 가풍으로 장자승계 원칙을 지켜왔던 태광그룹으로선 친인척 간 분쟁은 ‘이호진 전 회장→이현준 씨’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