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생 50일’ 소강 국면 … 피해규모 1조원 육박

입력 2017-01-0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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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내에서 발생한 지 50일 만에 피해 규모가 1조 원에 육박했다. 그동안 닭과 오리 등 가금류는 3000만 마리가 넘게 몰살됐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H5N6형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하고 확산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발생 50일 만에 전국 10개 시도의 37개 시군으로 퍼지면서, 전날까지 국내 전체 사육 가금류(1억6525만 마리)의 18.3%인 3033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일평균 60만 마리꼴로 사상 최단기 최대 피해다.

정부 추산 살처분 보상금은 2300억 원 수준이다. 농가 생계안정 자금 등 직접 비용과 육류·육가공업, 음식업 등 연관 산업에 미치는 간접적인 기회손실 비용을 합하면 피해 규모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AI 살처분 규모가 전체 사육 마릿수의 20%를 차지할 경우 초래되는 직간접적인 손실이 984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의심신고가 주춤하면서 소강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실제 경기도 포천에서 AI에 감염된 고양이가 발견됐고, 우리나라 남쪽에 대거 상륙한 철새로 인해 AI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AI로 알을 낳는 산란계 3분의 1이 살처분되면서 계란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이다. 하루 약 4300만 개였던 계란 생산량은 AI 발생 이후 3000만 개 수준으로 30%가량 줄었다.

2일 기준 계란 한 판(30알)의 산지 가격은 6180원으로 전월보다 98.8% 급등했다. 소비자 가격은 8250원으로 51.3% 올랐다.

이천일 농림부 축산정책국장은 “AI가 발생한 농장은 산란계가 있다고 해도 청소 문제 등으로 곧바로 새 병아리를 농장에 들일 수 없다”며 “때문에 생산기반을 완전히 되찾는 데는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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