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체인지(완전변경)로 무장한 기아자동차의 ‘모닝’과 한국지엠의 ‘크루즈’가 정유년 첫 신차 전쟁을 벌인다. 관전 포인트는 가격이다.
4일 기아차는 ‘올 뉴 모닝’의 내외장 디자인을 공개하고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이달 17일, 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3세대 ‘올 뉴 모닝’은 고급차에만 적용되는 토크벡터링(바퀴의 스핀을 제어해주는 기술)과 SLS(좌우 쏠림 발생 시 브레이크 압력을 이용해 직진으로 제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술) 등을 대거 탑재해 안정성을 높였다. 동급 최대 축간거리와 2열 시트 풀플랫 기능도 더해 경차의 한계인 공간 활용성까지 크게 개선했다.
기아차는 ‘올 뉴 모닝’을 통해 한국지엠 ‘크루즈’에 빼앗긴 경차 1위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가격도 2세대 ‘모닝’과 비슷한 수준(915만~1480만 원)으로 경쟁력 있게 책정했다. 모델별 가격은 △베이직 플러스 1075만~1095만 원 △디럭스 1115만~1135만 원 △럭셔리 1315만~1335만 원 △레이디 1350만~1370만 원 △프레스티지 1400만~1420만 원 등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경제성이 강조된 디럭스 트림의 경우 뒷좌석 머리받이나 분할 시트, 전 좌석 시트벨트 프리텐셔너 등이 추가됐음에도 기존 모델보다 115만~135만 원 더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은 현대차의 ‘아반떼’를 잡기 위해 ‘모닝’ 출시일과 같은 날 신형 크루즈를 선보인다. 지난 2008년 ‘라세티’를 시작으로 2011년 ‘크루즈’로 이름을 바꾼 후 9년 만의 풀체인지다.
지난해 3월부터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인 만큼, 국내에서도 ‘올 뉴 말리부’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지난해 9개월간 신형 크루즈는 북미 시장에서 17만1500대 이상 팔렸다.
문제는 가격이다. 국민차 ‘아반떼’를 잡으려면 엔트리카로선 가성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판매 가격(1만7000달러)과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반떼’ㆍ‘K3’와 경쟁하려면 이보다 더 저렴해야 한다. 첨단사양을 대거 탑재하고 기존 모델(1750만~2325만 원)보다 가격을 더 내리기는 쉽지 않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신형 크루즈는 말리부에 이어 한국지엠의 내수판매를 지탱해 줄 주력 차종”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