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은 "정 씨가 현지에서 즉시석방 조건으로 3일 이내 자진 귀국의사를 밝혔지만, 이를 거부하고 긴급 구속인도를 청구해 30일 구속기간이 연장된 상태"라고 3일 밝혔다.
특검은 정 씨가 혐의를 부인하는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 관계자는 "정 씨가 나중에 송환되면 체포한 다음 조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은 정 씨의 범행을 입증할 만한 물적 증거를 확보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귀국 후) 체포영장을 집행하면 48시간 동안 조사가 가능하다"며 "그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해도 관련 자료가 있으면 그 때 가서도 구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덴마크법원 청문절차에서 모든 일은 엄마가 결정한 일이고, 자신은 아무 것도 몰랐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정 씨가 현재 구금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자진 귀국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범죄인인도 절차를 밟으면 이의신청을 하고 시간끌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특검 내부적으로는 이 경우에도 구속된 상태로 1년 이상 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 씨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아기가 있고 아기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본인 입장을 보더라도 구금상태가 계속 유지되는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검은 정 씨가 귀국 후 수사에 협조한다면 불구속 수사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뒀다. 하지만 정 씨가 혐의를 부인하면서 해외에서 버티기에 들어갈 경우 이런 가능성마저 사라진다. 전날 구속된 류철균(51) 이화여대 교수의 사례에 비춰보자면 류 교수는 관련 참고인 조사와 상반된 주장을 거듭해 증거인멸의 우려로 긴급체포됐고, 결국 법원에서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특검 영장 1호인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최 씨의 조카 장 씨의 진술 태도가 최근 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장 씨는 국회 청문회에서 최 씨의 범행에 대해 잘 모른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정 씨가 이대 입학 전 합격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 등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의 딸과 조카의 변화는 최 씨의 자백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씨는 현재 특검의 출석 통보에 응하지 않고 있어 특검에서 강제구인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특검은 이번주 중으로 삼성 임원들을 불러 조사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문 전 장관을 연일 불러 조사 중이며, 김재열(49) 제일기획 사장도 지난달 29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밤샘조사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