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연구원 문병주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작성한 보고서에서 “제3지대가 구축된다면 민주당의 2017년 대선 승리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며 “대선 전 개헌논의 반대론에서 전략적 수정을 시도해 사전차단 또는 출구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3지대에서 결합·결집한다면 비박(비박근혜)·비문의 제3지대에서 나아가 ‘비문연합과 문재인 전 대표’의 선거로 전환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개헌과 관련한 민주당의 당론을 결정하면서 어느 한 주자에게 부담이 쏠리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문재인 전 대표를 편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대목이다.
이 보고서는 일부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에게만 전달된 것으로 동아일보가 보도해 논란이 가열됐으나, 연구원 측은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김용익 연구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보고서는 당 대표를 비롯해 원내대표, 최고위원들과 문재인·이재명·박원순·안희정·김부겸 등 대선주자 5명의 캠프와 후보들에게 배포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당 기관인 연구원이 (특정 후보를) 편파적으로 지원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 보고서는 다소간 방향성을 제시하는 글로서 참고자료로 쓰이도록 하는 것일 뿐, 수용 여부는 당 지도부 선택”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용진·조응천·최운열 의원 등 민주당 초선 의원 20명은 성명을 내고 “보고서가 당내 경선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특정인을 당의 후보로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국회 개헌특위’를 사실상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당 지도부에 진상 조사와 관련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
‘제3지대’의 불을 지피고 있는 국민의당 역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장진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친문 패권세력은 1000만 촛불 민심과 역사가 두렵지 않느냐”며 “추미애 대표는 문건의 작성 경위를 밝히고 개헌 방해세력을 개헌특위에 참여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