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업계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투자를 진행한 분야는 바이오‧의료와 ICT서비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11월 말까지 통계를 기준으로 지난 한 해 VC업계의 신규 투자는 1057곳에 1조8526억 원이 이뤄졌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수치로, 같은 속도로 증가한다면 2016년도 신규 투자는 역대 최대치인 2015년도의 2조858억 원을 약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경기 부진에도 VC들의 투자 열기는 오히려 상승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바이오‧의료 부문에 대한 투자 금액이 ICT서비스 부문을 역전하며 매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가운데, ICT서비스 부문의 신규투자는 주춤하는 추세를 보여줬다.
신규 투자 다섯 건당 한 건이 바이오‧의료 부문(21.4%)에서 이뤄졌고 ICT서비스 부문이 18.8%로 뒤를 이었다. 11월까지 바이오‧의료 부문에서 이뤄진 신규 투자는 3962억 규모로, 2012년 1052억 원에 비하면 4년 만에 4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3170억 원을 기록한 2015년도에 비해서도 약 25% 증가한 수치다.
지난 한 해 바이오 부문의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SCM생명과학이 있다. 2014년 설립된 SCM생명과학은 지난 11월 초 미국에서 줄기세포 관련 치료 관련 특허 등록을 마침으로써 국내 바이오 기업으로서 미국에 줄기세포 치료제의 분리부터 치료까지 이르는 특허를 등록한 첫 기업이 됐다. 벤처캐피털사 중 바이오‧의료 부문에 지난 해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한국투자파트너스도 2월 SCM생명과학에 40억 원의 신규 투자를 진행했다.
VC 업계 관계자는 “IT나 모바일 분야는 아직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 데 비해 바이오 분야는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인 만큼 혁신이 꾸준히 이뤄지는 분야기에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바이오 분야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체감하는 것 이상의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ICT서비스 부문의 지난 해 VC 신규투자는 바이오ㆍ의료 부문에 역전됐다. 11월 말 기준 3494억 원의 신규 투자가 이뤄져 4019억 원의 신규 투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5년도에 비해선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비슷한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ICT제조업은 올해 급감했다. 2015년 1463억 원을 기록한 ICT제조업에 대한 투자는 현재 778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게임 부문에 대한 올해 신규 투자도 지난 해에 비해 다소 저조할 예정이다. 11월까지 이뤄진 게임 투자는 1296억 원으로, 2015년도 1683억 원과 2014년 1762억 원에 비해 2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력별로 살펴보면 지난 해 신규투자는 초기 기업에서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0% 내외의 투자가 초기 기업에 대해 이뤄졌으나 지난 해 11월까지 전체 투자금액의 36.7%, 6788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 초기 기업에게 이뤄져 후기 기업에 대한 투자(35.5%)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한편 11월 말 기준 지난 한 해 창업투자회사는 12개가 신규 등록하고 7개사가 말소해 120개사에 다다랐다. 신규 결성된 조합도 총 102개로, 2015년도 110개에 이어 100개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투자재원은 11월 말 기준 17조4335억 원이고, 이중 조합비중이 93.2%를 차지한다. 올해 신규 결성된 102개 조합의 총 결성 금액은 2조5931억 원이며, 이로써 운영 중인 조합은 총 598개가 되며 결성금액은 16조2460억 원이다.
유승운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는 "경제와 산업 전반에 스타트업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지속 증가, 2016년도에도 투자 조합 결성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 같다"며 "마련된 투자 재원을 기반으로 선행 기술 분야의 창업과 투자의 활발한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