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도, 아세안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해당 국가의 낮은 시장 개방과 우호적이지 않은 관세 행정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활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FTA 수출 활용률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일 FTA 활용률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수출 활용률은 한·캐나다 FTA가 90.2%로 가장 높고, 한·아세안 FTA가 43.7%로 가장 낮았다. 수입 활용률의 경우 한·칠레 FTA가 99.5%로 가장 높고, 한·EFTA(유럽자유무역연합) FTA가 52.4%로 가장 낮았다.
FTA 수출 활용률은 FTA 대상 품목 대비 실제 FTA 활용비율을 산출하는 것으로 일정 기간 동안 특정 무역협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출 재화의 전체 수출액 중 실제로 특혜 관세 혜택을 받은 수출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통상 수출 시 FTA 특혜관세 활용률의 선진국 수준이 80%인 점을 감안하면 한·미 FTA(72.2%), 한·인도 FTA(63.6%), 한·아세안 FTA(43.7%) 수출 활용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깝고 시장 규모도 큰 아세안의 경우 시장 개방 수준이 낮고, 해당국 세관의 자의적인 법 집행 등 FTA 특혜 관세 적용에 우호적이지 않은 관세 행정 절차로 우리 기업들에 매력적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아세안 FTA와 한·칠레 FTA의 경우에는 수입 활용률이 수출 활용률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힘들게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난 뒤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국내 시장만 내주는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 기준 세계 52개국 대상 15건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시행 중이며 한·중·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이스라엘 등을 대상으로 FTA 협상이 진행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도·아세안 FTA는 다른 FTA에 비해 자유화(개방) 속도가 늦어 활용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개선 협상을 하고, 홍보를 강화해 기업 비즈니스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